송철호 울산시장은 5일 프레스센터에서 ‘사업장폐기물 매립시설 확충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송 시장의 발표는 울산의 폐기물 처리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송 시장의 대책을 요약하면 폐기물처리업 허가 사전절차제 도입, 기존 매립시설 증설 및 신규 매립시설 확보, 매립시설 사용기간 연장을 위한 행정력 강화 등 3가지다. 이번 송 시장의 고육지책에는 이대로 가다가는 산업단지 가동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묻어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울산의 산업폐기물 매립 총량은 790만㎥다. 이 가운데 잔여 용량은 140만㎥에 불과해 6년 이내에 포화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매립장을 확보하지 않으면 6년 후에는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지는 것이다. 또 사업장 폐기물의 처리 비용은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2016년 t당 6만5000원 수준이던 처리 비용은 지난해 20만원으로 3배 이상 인상됐다. 물가 인상도 이런 물가 인상은 없다.
이번 3가지 대책 중 눈에 띄는 것은 ‘폐기물처리업(매립) 허가 사전절차제’다. ‘울산시 폐기물 매립시설 입지후보지 공모 및 선정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한 뒤 절차대로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내주겠다는 것이다. 사전절차제의 핵심은 주민이 참여하는 입지후보지선정위원회의 구성이다. 사업자는 허가를 받기 전 주민과 전문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입지후보지선정위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 제도는 주민 반발을 최소화해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울산지역 폐기물 처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렵게 매립장을 확보하고 돌아서면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또다시 매립장 부족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매립장을 아무리 확장해도 산업단지내 공장의 생산이 중단되지 않는 한 폐기물 매립장 부족사태는 또 일어날 것이다. 특히 울산지역의 매립장이 6년 이내에 포화상태에 도달한다고 하니 기업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에 울산시가 내놓은 폐기물 대책도 좋지만, 좀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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