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년회에 이어 기업체 신년행사까지 줄줄이 취소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울산지역 예식 컨벤션 업계가 수십억원의 적자가 누적되는 등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5일 지역 예식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후 각종 송년모임과 행사가 취소된데 이어 1~3월 예정된 기업체의 신년행사까지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연회장을 갖춘 문수컨벤션 관계자는 “지난달 갑작스러운 거리두기 강화로 연말모임과 행사, 송년회 등이 모두 취소됐다. 모처럼 찾아온 연말 특수 기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올해 역시 1~3월 예약됐던 신년회와 기업체 행사까지 예약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예식장업계는 백신 접종과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으로 올해 상반기 예식 환경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올해 상반기 영업 정상화 기대감은 힘없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특히 울산시의 공유재산(예식장) 운영사업자인 문수컨벤션웨딩과 동천컨벤션 등은 매월 적자가 수억원씩 발생, 울산시에 대한 시설 임대료 납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울산시가 2020년부터 4차례에 걸쳐 시설 임대료 50%를 감면해주기로 하면서 일정부분 숨통이 트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은행융자를 통해 가까스로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컨벤션 업계는 “2년여 동안 폐업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지역 내 대부분 컨벤션업체의 고용인원이 30명 내외 규모로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소상공인 지원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수십억 누적 적자를 떠안은 지역 내 컨벤션 업계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빚 내 장사하는데 폐업도 쉽지 않아
소상공인 지원 대상에 포함된 자영업자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1년 전 울산 남구에 카페를 차린 30대 이모씨는 “월 임대료만 100만원인데 하루 매출이 5만원이 안될 때도 있다. 빚까지 내면서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라고 토로했다.
북구 명촌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도 “코로나 확산 이후 기업체 회식이 끊기면서 월 매출은 코로나 이전의 10분의 1도 안된다. 직원들도 다 내보내고 혼자 가게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울산지역 소상공인 사업체는 총 6만2000개로 1년 전보다 3.9% 증가한 반면 사업체 종사자수는 15.2% 감소하는 등 ‘나홀로 생계형 사장님’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연간 사업체당 매출은 2억2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 영업이익은 1900만원으로 43.1% 줄었다. 연간 영업이익이 연간 최저임금(2154만원)에도 못 미칠 정도의 심각한 영업난을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 확산과 영업 제한 등 방역조치 강화로 장사가 안되자 상당수의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버티고 있지만, 2020년 자영업자 폐업률은 11.3%로 2019년 12.7%보다 낮았다. 그 이유로는 코로나로 인한 매출 추락에도 정부의 금융지원, 폐업 시 손실보상 제외와 권리금 상실 우려,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 어려움 등이 꼽혔다. 지금은 빚을 내서 버티고 있지만 매출 부진이 지속되고 손실보상 등 정부 지원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 언제 문을 닫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