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이 시작됐다. 항상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시작하려고 하지만 올해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올 한해 울산에 생길만한 일들을 병원업 종사자 입장에서 정리해봤다.
일단 작년말부터 울산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다. 울산은 초기에 한동안(거의 100일 이상)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 청정도시라고 언론에 발표까지 하는 등 영향이 없는 지역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한 나라 안에선 자유로이 사람들이 드나들고 많이 교류해야 규모있는 도시이기에 환자수 제로는 언젠가 깨질 것이 명백했으리라. 현재 울산시에선 울산의 전체 종합병원들에게 코로나 격리병상을 만들도록 요청을 한 상태고 필자가 일하는 병원 역시 동참을 준비 중이다. 지금 수도권 지역이 부족한 병상 수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은 좀 더 나은 상황이 될 수 있길 바라며 그렇게 만들도록 노력 중이다.
거리두기는 안타깝지만 올 한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위드코로나를 한 번 철회한 적도 있고 환자가 계속 나오는 한 확연하게 통제를 없애긴 쉽지 않을 것이다. 병상 부족으로 철회를 했는데 이제 병상을 확보 중이니 다시 가능하지 않겠냐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일은 생각보다 변수가 있어 예측이 어렵다. 사실 자영업자분들도 그렇고 위드코로나를 철회하면서 절망을 느낀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러니 바람은 바람으로 놔두고 올해는 계속 이런 선에서 왔다갔다 할 것이라고 각오를 굳히는게 심적으로도 더 편하지 않을까 한다.
거리두기로 인해 집단행사가 열리는 것도 여의치가 않을 것이다. 울산에선 올해 전국체전이라는 큰 체육행사가 있는데, 2년 전에는 아예 연기됐고 작년 구미대회는 학생부만 열린 것으로 안다. 올해는 제대로 치러지면 좋겠지만 상황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소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1월8일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에 대한 임상증상 분석 결과가 최초로 공개됐다. 대상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한 오미크론 감염자 40인으로, 입원시 절반 가량은 무증상이었고 나머지 절반도 가벼운 감기 정도의 증상만 있었으며 입원 중에도 중증으로 간 경우는 없었고 퇴원시까지 인공호흡기 등 산소공급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없었다. 결론은 적어도 이 자료로만 볼 때는 이전 변이인 델타종과 비교해 감염자들의 증상이 낮았다는 것이다. 아직 초기자료라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전 칼럼에서 썼던 것처럼 혹 코로나가 중증도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변이되고 있는건 아닐까?(물론 오미크론은 전염율이 좀 더 높다) 더하여, 경구용 치료제가 이달 중순쯤 국내에 반입이 될 예정이다. 주사치료제와는 의미가 다른게, 경구용 치료제는 당장은 아니어도 추후 가정용, 재택치료용으로도 쓰일 수 있으므로 코로나19가 감기 같은 일상적 질환화가 될 때 사용할 수 있는 유력한 치료방법이다. 물론 고가의 가격 및 물량 등으로 당장 그렇게 되기는 힘들겠지만 향후를 본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 해를 예상한다면서 역시 또 코로나 이야기만 줄창 하게 됐다. 식견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이 질환이 우리 생활의 많은 것들을 좌지우지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해엔 희망있고 보람찬 일들도, 절망스럽고 화나는 일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올 한해는 ‘분명 어렵겠지만 이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가야겠다’는 각오가 필요하지 않을까. 독자 여러분은 물론 필자 개인에게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시길 바라며 정말 힘내서 한해를 희망차게 만들어 갔으면 한다.
임성현 울산병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