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경우 최근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갈수록 외국인이 많아지고, 그럼으로 인해 외국인들의 욕구가 곳곳에서 다양하게 분출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욕구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면 울산은 국제적으로 낙후된 도시, 이기적인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 교류에 있어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과 다문화 가족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 도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선진 국제도시로 넘어가는 문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청사진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울산글로벌센터 서비스 강화, 울산 국제학교 설립, 단지형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이다. 이들 3개 사업은 울산에 거주하는 외국인·다문화 가족의 생활 편의 증진과 울산을 찾는 외국 기업들의 투자 환경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가지 다 빠트릴 수 없는 중요한 과제들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국제학교 설립이다. 외국인들이 울산에서 제대로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녀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에 따르면 현재 울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자녀는 5592명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SK에너지, UNIST 등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들을 감안하면 외국인 자녀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 올해 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해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하니 일단 다행스럽다. 그러나 학교를 하나 설립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절차가 복잡하고 예산이 많이 들며, 개교 이후의 관리 또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국제학교를 설립해야 하는 것은 울산이 최고의 국제도시로 커나가기 위해서다.
현재 울산의 외국인 및 다문화 가족은 3만5000여명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이동이 제한돼 외국인 인구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조만간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면 다시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 울산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포용적인 도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