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전 6시23분께 남구 석유화학공단 내 SK에너지에서 불이 났다. 불은 3층짜리 건물로 배터리 보관동(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발생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 저장장치는 한국전력에서 공급받는 전원이 차단될 경우 비상용으로 설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당국은 진화장비 46대, 소방인력 119명을 투입해 2시간40여분만인 오전 9시5분께 초진을 완료했다. 소방당국은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진압했다.
소방에 따르면 단시간 내에 전기설비인 에너지저장장치에 붙은 불을 끄기란 쉽지 않다. 통상적으로 내부 배터리가 완전 소훼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연소확대를 막는 식으로 진압작업을 벌이는데 이는 일반 화재와는 다르게 전기설비는 폭발 위험 등의 개연성이 있고 감전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울산에서는 지난 2019년에도 대성산업가스 울산공장에서 ESS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서 추산 48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당시에는 배터리에 불이 붙어 약 8시간만에야 불길을 모두 잡았다.
다만 이날은 화재발생 장소인 SK에너지와 협업이 잘 됐고, 공장 내부에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신속한 초동대처로 이례적으로 2시간여만에 ESS 화재 진압에 성공했다.
소방당국은 초진 완료 후 에너지저장장치 내 온도를 확인하면서 유해가스 누출 등 특이사항이 없는지를 살폈고 오후 2시39분께 완전히 진화했다.
앞서 이날 오전 4시21분께 울주군 온산읍의 자동차 엔진용 부품업체인 동남정밀화학 공장에서도 불이 났다. 2시간50여분만에 초진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전 9시26분께 울주군 청량읍 지게차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으며 근로자 1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울산에서는 지난달 18일 건조주의보 발효 이후 건조경보와 건조주의보를 오가며 26일째 특보가 발효중이다. 이날 오전 6시까지 강풍특보가 내려졌다가 해제됐으나 여전히 때때로 강한 바람이 불고 있으며 13일 오전 다시 강풍 특보가 예고된 상태다. 정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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