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립전문과학관 유치에 이어 제2의 국립시설 울산 유치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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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국립전문과학관 유치에 이어 제2의 국립시설 울산 유치를 기대하며
  • 경상일보
  • 승인 2022.01.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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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곤 울산시 혁신산업국 미래신산업과 과학기술 담당

“사천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숙원의 부귀를 마련하기 위하여 우리는 이곳 울산을 찾아 여기에 신공업도시를 건설하기로 하였습니다.(중략) 제2차 산업의 우렁찬 건설의 수레소리가 동해를 진동하고 공업생산의 검은 연기가 대기 속에 뻗어 나가는 그날엔 국가의 희망과 발전이 눈앞에 도래하였음을(후략).”

1962년 허허벌판이던 남구 매암동에서 열린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에서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읽어 내려갔던 치사문에 담긴 내용이다. ‘대기 속에 뻗어나가는 검은 연기’ 탄소중립시대인 오늘날에는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보릿고개’로 대변되는 그 시절에는 경제개발의 상징이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굳건한 의지의 메시지였을 것이다.

6·25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은 암울했던 시대에 대한민국 경제개발의 첫 삽을 뜬 곳, 배고팠던 시절 국민들에게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던 곳, 바로 울산이다.

우리 울산은 전후(戰後) 황폐했던 대한민국을 산업화의 길로 이끌며 우리나라를 G7 선진국에 버금가는 경제대국을 이루게 한 주역이었고, 오늘도 대한민국의 대표 기수(旗手)로서 국가의 명운이 걸린 시대적 사명 앞에 서 있다.

시대적 사명은 다름 아닌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어느듯 한 국가의 명운을 넘어 범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절체절명의 난제로 다가와 있다. 민선7기 들어 이를 간파한 울산시가 전국 최초의 탄소중립 특화 국립 전문과학관을 우리 울산에 유치한 대의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공직자의 한사람으로서 국립 탄소중립 전문과학관 울산유치라는 역사적인 일에 힘을 보태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울산지역 제1호 국립시설로 건립될 ‘국립울산 탄소중립 전문과학관’은 울산시가 독보적으로 선도하고 있는 수소,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들을 전국 곳곳으로 확산하고, 해외의 탄소중립분야 선진기술들을 국내로 들여와 보급하는 국가적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지금껏 아무도 가보지 않은 탄소중립이라는 미지의 길을 울산시가 앞장서 개척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대기 속에 뻗어나가는 검은 연기를 우리들 손으로 걷어낼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울산의 제2호 국립시설은 ‘국립 산업기술박물관’이 되기를 소망한다. 산업기술박물관은 규모 면에서 최근 울산시가 유치한 국립 전문과학관을 능가한다. 전문과학관이 대한민국 미래의 ‘그릇’이라면, 산업기술박물관은 ‘큰 그릇’이다. 대기만성(大器晩成) 이라고 하지 않든가. 그만큼 결실을 맺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산업기술박물관은 지난 2012년부터 시민단체 등이 중심이 되어 울산유치 운동을 벌여오다 제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가 울산지역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정부(산업부) 주도로 추진이 본격화 됐다. 하지만 몇 차례의 사업규모 조정과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난관에 부딪혀 산업부와 울산시의 공동 숙원사업으로 유지되고 있다.

울산시는 국립 산업기술박물관이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문화유산의 후대 계승을 위한 대형 국책 프로젝트인 만큼 산업부와 공조를 지속하면서 새해 하반기경 기재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최근 알렸다. 이를 위해 지난 8월부터 기본계획 수립과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시행하는 등 재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험난하게 진행되고 있는 유치 과정이 어쩌면 옥동자를 탄생시키기 위한 산고의 고통이 아닐 런지. 동이 트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 문뜩 우리 시대의 대표 서정시인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중의 한 시구가 생각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울산시청 한 복판에 ‘국립 산업기술박물관 울산유치 확정’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기를 학수고대해 본다.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김중곤 울산시 혁신산업국 미래신산업과 과학기술 담당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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