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울산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울산시와 구군이 추진 중인 관광 활성화 사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국 지자체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울산만의 특화 프로그램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은 신종코로나 이후 단체관광에서 소규모 여행 패턴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지난해 6월 울주 관광택시를 출범했다. 기사들은 평상시 택시 영업을 하다가 관광객이 울주군청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여행지를 안내하는 1일 관광가이드로 활동하는 방식이다.
여행 코스는 천전리각석, 반구대암각화, 영남알프스, 언양알프스시장, 대운산, 옹기마을 등 군내 관광지 3곳 이상을 포함한 자율 코스와 추천 코스 등 총 6개다. 일반 관광택시 이용 요금은 4시간 기준 8만원, 8시간 기준 16만원으로, 요금의 절반은 울주군이 지원한다.
관광객 3명이 일반 관광택시(4시간)에 탑승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약 1만3000원의 비용으로 택시관광을 할 수 있는데다 출발지·도착지 지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신종코로나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약 7개월 동안 관광택시 이용 건수는 30회(94명)에 불과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신종코로나 감염을 우려하며 타지 방문을 가급적 피하는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활성화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가 국내외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매년 지역 여행사와 숙박업체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사업 역시 신종코로나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는 관광 목적 단체 관광객 내·외국인 4인 이상 등을 대상으로, 숙박비와 버스비, 체험비 등을 숙박일과 인원 등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그러나 신종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부터 시의 예산 지급액과 관광객 유치 실적은 급감했다. 특히 국제선 운항이 제한되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활동이 축소된 것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최근 3년간 시의 예산 지급액을 보면 지난 2019년에는 6억원이 편성돼 9월께 관련 예산이 조기 소진됐다. 하지만 2020년 2억500만원, 2021년 2억3600만원을 지급하는데 그쳤다. 이에 인센티브를 통한 유치 관광객도 2019년 6만명대에서 2020년 1만4700명, 2021년 1만4500명 등 75% 이상 급감했다.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가 비슷한 처지에 놓이면서,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유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올해 대한민국 숙박대전 쿠폰 이벤트를 포함해 개별 관광객들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공모 이벤트 등을 추진해 외부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왕수·이우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