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이 밝았다. 호랑이라는 단어에 문득 호환마마의 재앙 보다 비디오 한편이 위험하다는 공익광고가 먼저 떠 오르는 걸 보니, 아직 청춘이고 싶은 나의 바람과 달리 새해부터 비디오 세대의 아재임을 인증해 버리고 말았다.
호랑이는 용맹을 상징하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전란, 기근, 질병’ 이라는 삼재를 물리치는 영물로 여겨지면서 수많은 민담과 설화의 주역으로 우리들의 삶과 역사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새해 일출을 마주하면서, 검은 호랑이의 강한 기운이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과 울산주력산업의 침체, 인구 감소라는 어두운 ‘삼재’를 걷어내고 울산에 새 희망이 솟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간절곶이 아름다운 풍광과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면,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초석을 다지고 경제대국의 지평을 연 도시로 국민들 마음 깊이 뿌리내려져 있다.
특히, 올해는 울산이 울산공업센터로 지정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로 울산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그간 대한민국의 경제를 견인해 온 울산시민의 노력과 성과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미래 60년을 열어 가는데 지혜와 힘을 보태야 할 때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사자성어로 새해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2022년이 울산이 새롭게 도약하는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신조어’로 2022년의 의미와 소망을 담아 보았다.
먼저, 2022년은 시민 모두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의 기쁨을 누렸으면 한다. 소중한 것은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고 했던가? 친구와 동료들 삼삼오오 모여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도란도란 얘기하던 것이 소중한 행복으로 다가오는 건 나만의 깨달음일까?
우리는 감염성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와 공존해야 하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어려움을 감내해주신 시민들, 시민의 생명과 안전,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 최일선에서 고단한 땀방울을 흘린 공무원 등 모든 분들이 어서 빨리 소소한 일상을 되찾고 확실한 행복을 만끽했으면 한다.
또, 새해에는 울산 시민들이 ‘불소킹’(불타는 소통의 왕)이 되어 울산 재도약을 위해 역량을 다시 한 번 결집해 나가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울산경제 성장을 위한 미래 먹거리 기반 구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다소 박하다. 그간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이 크지만, 더욱 겸손하게 자세를 가다듬고 부족한 부분을 되돌아보는 계기와 격려로 받아들이고 싶다.
모든 갈등과 불화의 원인은 소통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만큼은 소통과 공유를 통해 협치로 이어질 수 있기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갈망한다.
전통 건축물이 오랜 기간 굳건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틈의 힘이다. 너무 오밀조밀하면 진동과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얼마나 메우고 채우냐 보다 틈을 통해 균형과 서로의 간극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지도 모를 일이다.
그 틈을 메우기 위해 울산시와 5개 구·군 등 전체 5000명의 우리 공무원들은 오늘도 맡은 바 직무에 성실히 임하고 있음을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2022년 지역사회 서로가 불타는 소통을 통해 시민 모두가 소확행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김태철 울산광역시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