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미디어아트 중심의 미래지향적 미술관’을 표방하고 있다. 미디어 작품이 쏟아지는 현재, 미래지향적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앞선 작품만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과 미래를 대비하는 차별된 형식의 프로그램이나, 지역을 특성화하고 정체성을 고민하는 예술적 프로그램의 선행, 시민주도 예술교육방식의 도입 등에 대한 고민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관전에서 미술관계자들이 신선하다고 입을 모았던 전시는 신진작가 포트폴리오 리뷰전이다. 시립미술관은 지난해 7월 지역예술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로 지역청년작가 대상 포트폴리오 리뷰 작가를 선정하여 미술평론가들과 대면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울산의 현실을 감안하여 부산·경남과 해오름지역(경주·포항), 그리고 울산에서 창작활동을 했던 작가들까지 최종 24명을 선정해서 개관전에 참여시켰다.

장은희 작가는 노마드 건축이라는 주제로 기둥, 타일, 콘크리트와 같은 부동적 건축 부자재를 이용해 유기적 형태와 반복 배열로 동적 이미지를 나타낸다. 백다래 작가는 자신의 삶이 놓인 상황들을 지워내고 스스로 기록되며, 결정한 자발적 변화로 대체하는 퍼포먼스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이우수 작가는 수많은 변수들의 불안정 속에서 안정된 감정을 보여주고자 밝음과 어둠을 반복한다. 김문기 작가는 조각 작품이 갖는 공간의 비효율성과 불편함에 주목하여 가볍고 경제적인 소재로 이동과 보관이 편리한 형태의 거대한 조각 작품을 보여준다. 레지던시를 통해 울산에서 창작활동을 했던 백인환, 장우진, 홍도연 작가도 참여했다.
‘대면대면 2021’은 4월10일까지, 백남준을 비롯한 소장 작품들을 함께 별관(대왕암공원 내 울산교육연수원 본관 4층)에서 관람할 수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