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안은 대게 45세 전후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개인에 따라 3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까지 다르게 나타난다. 2017년 통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45세 이상의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40% 정도이고 평균수명이 남성 77.7세 여성 84.4세로 알려진 사실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 노안 인구 비율은 약 40%이며 평균적으로 약 35년 동안은 노안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높은 인구의 비율과 노안을 겪는 긴 기간에 비교해 노안에 대한 인식은 극히 낮은 수준에 있다.
일반적으로 노안이라 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글자나 작은 물체가 흐려 보이는 것으로만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볼 때 글자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돋보기 정도만 착용하면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노안은 근거리에 있는 물체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 이외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을 동반한다. 가까운 물체를 보다가 멀리 있는 물체를 보면 바로 선명하지 않고 한동안 흐려 보이다가 서서히 선명하게 보이거나 반대로 멀리 있는 물체를 보다가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보면 흐려 보이다가 서서히 선명하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오랫동안 보면 눈이 극도로 피로해지거나 그 상태로 계속 보고 있으면 흐려 보이고 심할 경우 두통도 발생한다. 노안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원거리를 볼 때나 평소에도 눈의 건조증, 눈부심, 눈의 충혈, 눈물이 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 이외에도 거리 감각과 공간 감각의 저하와 더불어 눈을 중심으로 한 신체의 협응 기능도 감소한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집중력이 감소하고 업무의 효율이 낮아질 뿐 아니라 삶의 질적 감소와 더불어 심할 경우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노안은 단지 눈의 불편한 증상뿐 아니라 눈 안쪽에 있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이나, 물체의 상이 맺히는 눈의 끝부분인 망막에 질환이 발생하거나, 특히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변성이 발생하는 황반변성, 눈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녹내장 등 여러 안과 질환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이들 안과 질환은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이 있는 사람에게 더욱더 발병할 소지가 크고 치료도 어렵게 한다.
노안은 말 그대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자연현상으로 그 자체를 막을 수는 없으므로 적절한 관리가 최선이다. 눈은 신체 일부이므로 눈 건강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건강관리가 선행되어야 하며 특히 성인병 관리가 중요하다. 안과 질환은 발병 후 회복이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 있으며 정기적인 눈 검사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평소 케일이나 시금치, 당근 등과 녹황색 채소나 블루베리와 같은 신선한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거나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것도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채소나 과일은 항산화 식품이면서 망막의 중심부와 주변부를 구성하는 지아잔틴과 루테인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또한, 외출 시나 컴퓨터를 볼 때 유해 광선 차단할 수 있는 보안경이나 선글라스 착용은 눈 보호에 도움을 준다. 특히, 전문가의 도움으로 노안에 따른 눈의 기능 저하를 정확히 진단하여 각 개인의 작업이나 생활환경에 알맞은 안경을 교정하여 착용하는 것도 노안에 따른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김재도 전 경운대 안경광학과 교수 검안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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