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서는 그동안 지하철과 같은 도시철도의 경험이 없어 ‘역세권’이라하면 태화강역 또는 KTX울산역의 역세권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도시간 장거리 이동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철도역의 역세권은 비일상성의 특성으로 업무, 관광 등을 위해 방문하는 유동인구를 위한 상업, 숙박, 환승이 주요 기능이며,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이러한 기능이 배치된다. 이와 달리 지하철 및 전철의 역세권은 출퇴근과 통학 등 매일의 일상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광역전철은 광역지자체간 일상적인 교통수요를 대량으로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도입한 교통수단으로 부산과 울산이 독립된 도시가 아닌, 일상적 활동으로 연결되어 있는 광역권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철역에 의해 교통편의성 확보가 용이한 공간적 범위에 정주기능을 집적해 역사(驛舍)를 중심으로 일상적 활동이 집중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세권의 공간적 범위는 도보로 약 10분내에 전철역에 접근해 일상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범위로 대략 반경 500m~1㎞ 이내이다.
이미 전철의 개통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은 역세권내 토지의 고밀이용과 교통중심의 도시개발을 경험해왔다. 또한 영향력이 미치는 공간적 범위라는 의미의 ‘~세권’이라는 용어가 역세권에서 시작된 것을 볼 때 역세권의 의미와 장점, 관심도는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또한 역세권내 청년을 대상으로 한 공공주택 공급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것을 볼 때,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계층을 위한 역세권내의 주거 및 편의성 확보가 도시공간정책의 주요 부분 중 하나이다.
얼마전 개통한 광역전철 동해선은 부산 도심 및 해운대·기장군에서 울산 서생·온양, 남구와 이어져 산업단지와 가까우면서 울산의 도심인 남구 삼산 일원을 연계하는 노선으로 출퇴근 수요를 기대할 수 있고 도심접근성 또한 매우 양호하므로 역사를 중심으로 복합정주기능 중심의 역세권 기능 확보가 매우 유리하다. 동해선의 운행은 초기 단계로 일상적 교통이용이 아직 활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동해선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일상적 활동중심의 전철역사가 아닌 광역지역에서의 접근성 개선 효과를 더 기대해 관광활성화 등 비일상적 활동의 접근 용이성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매일, 자주,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전철은 출퇴근과 통학의 일상적 통행을 지속적으로 견인하며, 교통의 접근편의성이 공간의 집적을 이끌어 역사를 중심으로 한 토지이용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전철역을 중심으로 편리하고 쾌적하며 광역권에서 매력있는 계획적인 정주단지를 조성할 경우 지금까지 울산지역에서 없었던 교통시설 중심으로 연계되는 역세권 모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울산지역의 광역전철역은 기개발된 도시지역에 조성된 타 지역의 전철역세권과는 공간특성이 다르다. 도농복합도시의 특성을 가진 교외지역의 거점에 입지한 역, 기존의 도심에 입지한 도심형 환승역, 산업단지와 인접한 역 등이 함께 존재한다. 각 역사의 입지 특성과 광역도시권내에서의 양호한 접근성의 장점을 살려 일자리와 학교가 연계된 활기차고 편리한 정주단지를 조성하고 신규 수요에 대응한 기업을 유치하며 상업 및 비즈니스 지원기능을 강화하는 역세권을 확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울산지역내에서는 균형발전을, 광역권내에서는 연계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하는 역세권의 조성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