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중형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6억원을 돌파했다. 면적이 더 넓은 중대형 아파트 평균값보다 높은 수준으로, 고가를 유지하고 있는 신규 아파트 대부분이 중형 평형대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가 아파트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으로 5분위 배율은 사상 최고수준까지 치솟았고, 주택매매전망지수도 하락세를 끝내고 반등했다.
28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울산지역 중형(전용면적 85㎡ 초과~102㎡ 이하) 아파트값은 6억609만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6억원을 넘어섰다. 중대형(102㎡ 초과~135㎡ 이하) 아파트 평균 가격(5억7124만원)보다 오히려 3485만원 더 비쌌다.
같은 기간 수도권 중형 아파트값은 평균 10억918만원으로 10억원을 넘어섰고, 서울은 16억159만원으로 16억원을 넘겼다.
가장 선호도 높은 면적대 아파트 가격이 금융권의 대출 규제선으로 여겨지는 6억원을 넘어서면서 대출규제에 대한 부담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서민 주택담보대출로 분류되는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의 주택일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울산지역 중형 아파트 가격은 지난 2020년 8월 4억767만원으로 4억원대에 진입했고, 이후 4개월 후 12월에 5억1053만원으로 5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지역내 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년 3개월 만에 또다시 6억원대를 넘어서게 됐다.
3월 기준 울산 소형(60㎡ 이하)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7369만원, 중소형(60㎡ 초과~85㎡ 이하)은 3억5439만원, 중형(85㎡ 초과~102㎡ 이하)은 6억609만원, 중대형(102㎡ 초과~135㎡ 이하)은 5억7124만원, 대형(135㎡ 초과)은 6억9740만원이다.
아울러 울산 아파트 매매시장은 양극화가 역대 최대로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울산 아파트 5분위 배율은 5.9로 지난해 4월(5.9) 이후 1년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지역 상위 20%의 아파트가 하위 20% 아파트보다 5.9배로 높은 셈이다. 3월 기준 울산지역 상위 20% 아파트 가격은 6억4318만원으로 전월(6억3677만원) 대비 641만원 상승했으나, 하위 20% 아파트는 1억976만원으로 전월(1억977만원) 대비 1만원 하락했다.
한편 KB부동산 월간 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울산 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 포함)의 평균 매매 가격은 0.03% 상승했다. 지난달(0.23%) 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됐다. 아울러 이달 울산 주택 전셋값 오름폭도 전달(0.55%)보다 축소된 0.26%를 기록했다.
지난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얼어붙었던 매수 심리와 거래가 일부 회복되는 분위기지만, 이런 상황은 대선 직후 이뤄진 이번 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울산지역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달 86.5에서 이달 92로 상승하면서 7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