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관련 대출을 갚는 데 매달 써야 하는 돈이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울산지역 주택 구입 부담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오른데다 대출금리마저 상승세를 보이는데 급여는 그만큼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울산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61로 직전 분기대비 4.6p 올랐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울산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지난 2020년 3분기 43.3을 기록한 이후 48.3(2020년 4분기), 53.5(2021년 1분기), 54.2(2분기), 56.4(3분기), 61(4분기) 등으로 5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주택대출 상환액이 가구 소득의 약 25.7% 수준이면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00으로 산출된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울산의 중간소득 가구는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려면 매달 소득 15.7%를 대출 원리금 갚는데 써야 한다. 주택 관련 대출을 갚는 데 매달 써야 하는 돈이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울산 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2230만원을 기록했다. 전국은 4억2750만원이다.
주택 구입에 대한 대출 상환 부담이 올라간 것은 주택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울산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말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간 반면 급여 생활자의 월급은 상대적으로 덜 올라 소득 대비 대출 상환 부담이 늘어난 점도 원인이다. 일각에서는 소득 대비 주택구입 부담 증가로 가계의 실질적인 소비 가능 소득이 즐어들고, 이는 국내 경제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작년 4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3.5로 직전 분기 대비 10p 올랐다. 전국 역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지난해 4분기 199.2로, 직전 분기 대비 17.2p 상승했다. 서울에서 은행 빚을 끼고 집을 산 중위소득 가구는 지난해 4분기에 소득의 절반 이상(51.2%)을 매달 원리금 상환에 사용했다는 뜻이다. 서울에 이어 세종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44.8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인천 91.4, 대전 83.7, 부산 82.1, 대구 78.6 순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