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울산 남구 대공원한신휴플러스(116㎡)가 지난달 26일 9억5000만원(13층)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울산지역 내 전세계약 중 역대 최고가다.
지난해 1월 남구 대공원월드메르디앙(153㎡)이 기록한 종전 전세 최고가 9억원보다 5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울산 5개 구군 중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높은 남구의 평균가격(2억9700만원·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과 비교해도 3배가 넘는 액수다.
최근 들어 시중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재개했고, 지역 내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매가격이 주춤한 가운데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수)’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를 보면 울산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9월 71.3%에서 10월 71.4%로 오른 뒤 11월(71.5%), 12월(71.6%), 1월(71.9%), 2월(72.4%), 3월(72.9%) 등으로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을 말한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3억원인데 전세가 2억1000만원에 나온다면 전세가율은 70%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매매가와 전세가격 차이가 9000만원에 불과하다.
향후 전세가격은 더욱 오를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 세입자에게 임차료 상승폭을 5%로 제한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의 골자인 ‘임대차 3법’ 시행 만 2년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즉 하반기부터 집주인들이 ‘시세’ 대로 전셋값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작년 울산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이미 11% 넘게 뛴 상태다. 여기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민심이 또다시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공시가격 급등으로 올해도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조세 부담을 전가하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특히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이 더 크게 오르면 전세가율이 높아져 전세보증금을 낀 상태로 주택을 매입하는 게 더 쉬워진다”면서 “7월 이후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3단계로 대출 제도가 한층 강화될 예정이기 때문에 은행 대출 대신 전세 보증금을 활용해 내집 마련 전략을 세우는 수요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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