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나 손실을 보고 있는 매수자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경제TV 및 신문에서는 저가 분할 매수라는 약을 처방해준다. 물론 틀린 말만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해지는 상황에서 하락하는 세계 증시에 적합한 처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코스피지수 2700p 선이 지수의 PBR(주가/주당순자산)=1이 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저평가의 구간은 맞을 수 있다. 문제는 기존 매수자들은 대부분이 본인들이 가진 자금의 상당부분을 위험자산에 투자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반등을 노리는 저가매수가 오히려 독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떨어질 때마다 저가에 매수를 했다고 해도 평균 단가가 쉽게 낮아지기 힘들고 자금 규모만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해 추가 하락에 따라 손실 금액만 늘어날 수 있다.
저가매수를 전제로 자율주행, 5G, 메타버스 등의 다양한 테마를 매수를 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앞으로 성장 산업이며 향후 먹거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떨어지는 칼날을 받아가며 지하 3층을 확인할 필요는 없다.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만 늘어날 뿐이다.
너무나 쉽게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현재 제일 필요한 처방은 현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금이 없는데 어떻게 높일까? 가장 어려운 방법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펀드 중 반등이 쉽지 않을 것 같은 순서로 손절매를 하는 것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손실이 -10%에서 확정짓지 못해 -40% 이상으로 가는 경우에는 회복을 위한 시간이 나머지 원금의 90%로 수익을 낼 기회와 시간조차 없애버린다. 또 추가매수를 고민하는 중이라면 최소한 바닥권을 확인하고 추세가 바뀌는 변곡점 이후에 매수를 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주식은 예상과 예측의 분야이기도 하지만 대응이 더 중요한 부분이다. 세계증시, 업종, 정치와 외교, 개인의 성향, 기업의 실적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각국의 지수를 정확히 예측을 할 수 있다면 이미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어야 한다. 저가매수라는 말은 어느 정도 바닥이라고 확인을 하고 매수로 대응하는 행위가 아닌 예측과 예단의 전제가 깔린다. 실패를 인정하고 손절매를 하거나 향후의 지속적인 투자활동을 위해 현금을 보유하고. 건전한 투자를 위한 기회를 기다려 재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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