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한국부동산원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4월 첫 째주 울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4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방침 발표 이후 매도·매수 문의가 동시에 늘고 있는 가운데 보유세 완화 기대감이 겹치며 일부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도 호가를 올리는 등 아파트값이 다시 꿈틀거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양도와 부담부 증여를 놓고 고민하는 다주택자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더라도 새 정부가 명확한 부동산 정책을 공개할 때까지 매수자들이 적극 나서진 않을 것”이라면서 “눈치 작전을 펼치다가 집값과 정책 변화에 따라 다주택자들의 행보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와 증여를 고민하는 사이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급전세들이 빠르게 소진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울산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100.4를 기록하며 기준선을 넘어섰다. 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웃돌면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내놓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로, 공급과 수요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역시 2월 둘째주 -0.01%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후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직전 최고가에서 소폭 조정된 가격에 계약이 진행되는 매매거래와 달리 전세는 여전히 최고가를 갱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구 평창현대(124㎡)가 지난달 말 4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지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앞서 최고가(지난해 11월) 3억8000만원보다 7000만원 더 상승한 가격이다.
북구 천곡벽산블루밍(84㎡)은 4월 첫 주 3억500만원(7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앞서 3월 초 직전 매매가격(3억4800만원·19층)과 비교하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87.6%에 육박한다.
또 남구 대공원한신휴플러스(116㎡) 역시 최근 9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만나 최고가를 다시 썼고, 울주군 문수마을동문굿모닝힐(130㎡·5억5000만원), 중구 유곡e편한세상(84㎡·4억6000만원), 동구 전하아이파크(116㎡·4억5000만원) 등 5개 구군 전역에서 한달새 최고가 거래가 대거 쏟아졌다.
이처럼 울산 전역에서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날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따른 시장 변화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은 주택가격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 23조원에 불과했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전세가격 상승 등과 함께 2016년 이후 급증해 지난해말 180조원에 이르렀다.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가구의 비중도 2012년 5.6%에서 2021년 12.2%로 크게 늘었다. 전세자금대출은 서민의 주거 안정 차원에서 중요한 지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전세자금대출을 받기가 쉬워진만큼 전세가격을 높이는 데도 일조했다는 게 연구소의 주장이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전세자금대출은 전세가격 상승에 영향을 줘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매입)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차입투자)로 활용하려는 투자 수요와 맞물려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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