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업계에 따르면 ‘크레빌’ 경영진이 소비자들에게 ‘임시휴업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안내문자를 보낸 뒤 모습을 감췄다. 울산을 비롯해 서울 용산센터 등 전국 11곳의 지점을 둔 크레빌은 수십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금액을 이용자들에게 되돌려주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됐다. 이 업체에 수백만원씩 선결제한 소비자들은 “돈을 날리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크레빌은 선결제로 일정 시간 이용권한을 획득한 후 시간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키즈카페다. 2016년 설립됐고, 직원수 100여명의 중소기업이다.
크레빌 경영진의 잠적이 알려진 직후 한국소비자원 울산지원에 접수된 피해건수만 75건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 1000만원대 피해액까지 알려진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규모는 수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모(북구 매곡동)씨는 “970여만원의 선결제를 했고, 504시간 중 385시간이 남아 있다. 지난 21일 크레빌로부터 ‘악화된 경영난 및 임시휴업 조치’에 대한 안내를 받았고, 계약해지 및 환급을 요구하려고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들은 구체적인 피해규모를 취합해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네이버 카페 ‘크레빌피해자모임’에는 게시판을 만들어 이용자들의 피해액을 취합하고 있다. 또 일부는 크레빌과 입점 계약을 맺은 백화점으로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이에 울산 A백화점은 “백화점을 믿고 거래했던 고객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빠른시일 내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즉각 대응은 어려울 방침이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대표가 공식적으로는 임시휴업 상태라 3주 후 크레빌 측 상황을 보고 경찰에 신고를 접수할 수 있다. 폐업여부가 확실해져야 피해액도 정확하게 산출될 수 있다.
박용혁 한국소비자원 울산지원장은 “현재 크레빌 울산점에서 피해를 입은 소비자의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중”이라면서 “일괄 피해구제 추진을 위해 관련 담당자들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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