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탓에 허리 더 휘는 ‘가정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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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탓에 허리 더 휘는 ‘가정의 달’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2.05.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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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회복 후 처음 맞는 어린이날을 앞둔 지난 주말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 시장 안 장난감 가게가 어린이와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을 모시고 자주 가던 울산 남구 소재 일식코스요리점에 가려고 계획중인 이모(35·울산 남구)씨는 가격을 안내받고 깜짝 놀랬다. 작년까지만 해도 3인에 7만원하던 메뉴가 올해 가격 인상 후 9만원이 된 것이다. 세트 메뉴 구성이 더 알차게 변화됐을 수도 있지만, 외식물가 상승을 체감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어린이날(5일)·어버이날(8일) 등 가족 행사가 쏟아지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외식과 식료품, 선물 등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크게 인상돼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특히 4~5월 전후로 가족 단위 소비가 많은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잇따라 올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외식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6.1% 올랐다. 식자재 가격이 크게 뛴 탓에 음식을 만들어 파는 자영업자들도 가격을 올려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해먹기도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밥상 물가’라 불리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지수(2020=100)는 지난달 108.83로 2년 전과 비교하면 10.3% 올랐다.

어린이날을 맞아 선물을 고민하는 이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마트에서 팔고 있는 장난감의 경우 인기 상품 대부분이 1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30대 주부 안모씨는 “아들과 조카들에게 줄 선물을 고민 중인데 장난감 값도 많이 올랐다. 총 3명의 선물을 사려니 20만원은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직구도 쉽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가 멀다 하고 크게 뛰면서 가격에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통화 긴축 등으로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66원을 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4% 올랐다.

영화관과 놀이공원은 가장 큰 대목 중 하나가 어린이날이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CJ CGV는 지난달부터 1인당 표 값을 최대 5000원 올렸다. 주말·공휴일 오후 성인 2명과 청소년 2명이 3D 영화를 예매했을 때 표 값만 5만8000원이다. 울산 인근의 놀이공원인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나 경주월드의 1인당 자유이용권도 4만7000원~4만8000원(성인) 수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덕분에 여행을 떠나려고 마음 먹었던 사람들도 부담이다. 우선 비행기 티켓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대한항공의 국내선 5월 유류할증료는 편도 1만4300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지난 1월(6600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여파 때문이다.

휘발윳값도 리터당 20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어 장거리 운행도 부담이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강모씨는 “최근 춘천에 새로운 테마파크가 개장했다고 해서 자녀들과 다녀올 생각이다. 그런데 기름값과 입장료, 외식, 숙박 비용 등을 계산해보면 예산이 5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고 토로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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