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물가에 무역적자까지…한국경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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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고물가에 무역적자까지…한국경제 ‘빨간불’
  • 이형중 기자
  • 승인 2022.05.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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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이끌 새 정부 경제팀이 ‘1270원대 원·달러 환율, 4% 후반 소비자물가 상승률, 1~4월 무역수지 66억달러 적자’라는 엄중한 경제 상황 속에서 출범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 우려 불식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8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글로벌 시장에 연동해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지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4원 오른 달러당 1272.7원으로 마감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19일(1,285.7원·종가 기준)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06p(1.23%) 내린 2,644.51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째 하락했다. 금융시장에서 불안 심리가 확대된 것은 주로 미국의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0bp(1bp=0.01%p) 인상하고, 향후 두 번의 회의에서 50bp 추가 금리 인상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 연준이 6월과 7월에 50bp씩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2.00%로 올라선다. 한국은행이 현재 1.50%인 기준금리를 5월과 7월에 연속으로 0.25bp씩 올려야 겨우 동률을 맞출 수 있다. 국내 경기 상황, 가계부채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미 연준만큼 빠르게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우므로 양국 간 금리가 역전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리 역전 전망까지 대두되면서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물 경제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4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라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촉발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었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국제유가는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산 원유와 정유 제품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금수 조치를 제안했다.

이 조치가 현실화하면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한층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6.6%) 등 개인 서비스(4.5%) 물가 오름세도 가파르다.

올해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66억1900만달러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무역수지가 101억3600만달러 흑자였다.

무역수지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 1월에 이어 3월과 4월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장기화 등으로 한국의 주요 수출 상대국인 중국, EU 등의 경제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잡았다. 작년 말 정부가 제시한 3.1%보다 0.6%p 낮다.

치솟는 물가 탓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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