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의 전셋값으로 5년 전엔 아파트를 살 수도 있을 정도로 전셋값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울산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억3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7년 4월 당시의 울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2억5800만원)과 불과 2000만원 차이다.
지난달 울산 평균 아파트값은 3억3700만원으로 조사됐다. 5년 새 평균 아파트값은 약 7900만원(2억5800만원→3억3700만원), 평균 전세가는 4900만원(1억8900만원→2억3800만원) 오른 것이다. 통계상으로는 현재 전셋값이 5년 전 매매가보다 낮게 집계됐지만, 실제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5년전 매매가격을 크게 웃도는 전세 거래도 다수 확인됐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8억원(10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남구 대공원월드메르디앙(128㎡)은 불과 2년 전(2020년 6월)까지만 하더라도 7억8000만원선에 매매됐던 아파트다. 현재 전세가격이면 2년 전에 매매가 가능했던 셈이다. 또 중구 유곡푸르지오(157㎡) 역시 최근 6억원(22층)에 전세 세입자 만났으나, 2년 전 2020년 4월까지만 하더라도 6억원 미만에 매매가 성사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의 공급 대책 미비와 정권 중반에 나온 임대차 3법 시행이 전셋값과 매매가의 동반 폭등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3억4000만원)도 5년 전 아파트 평균 매매가(3억2000만원)보다 2000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집값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주거비 폭등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4억6700만원으로, 5년 전의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4억800만원)보다 6000만원 가까이 높아졌다. 지난달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은 8억700만원으로 5년 전의 약 두 배로 뛰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값이 같은 기간 6억200만원에서 12억7700만원으로 두 배 넘게 치솟았다. 또 이 기간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은 3억2100만원에서 6억2200만원으로, 인천은 2억5900만원에서 4억6600만원으로 상승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