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비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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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비의 계절
  • 경상일보
  • 승인 2022.06.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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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

우리나라는 이맘때 ‘비의 계절’이 시작된다.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과 북쪽에 위치한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힘겨루기에서 만들어진 정체전선의 일종인 ‘장마전선’이 발달하며 약 32일간 전국에 비가 내렸다가 그쳤다를 반복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초래된 기후변화 탓에 장마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장마전선 주변에 집중적으로 발달한 강한 비가 시간과 공간, 비의 양을 집중시키는 국지성 호우로 변화된 것이다.

또한 덥고 습한 공기(북태평양고기압)와 차고 습한 공기(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세력싸움에 주변의 성격이 다른 공기와 저기압 등 복잡한 관계로 얽혀 더욱 강한 비구름으로 발달시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기상청은 ‘장마전선’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정체전선’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최근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는 가운데, 때아닌 더위, 때아닌 한파 등과 같은 ‘때아닌’이란 표현이 그리 낯설지가 않다.

장마도 그랬다. 2020년의 경우 6월10일 제주도에 첫 장맛비가 내리면서 역대 가장 빠른 장마로 기록된 동시에 49일이라는 최장의 장마 기록을 썼다. 비의 양도 만만치 않았다. 중부지방의 경우 366.4㎜ 수준이었던 장맛비가 851.7㎜의 집중호우 형태로 쏟아져 피해도 컸다.

지난해는 제주도에 1982년 7월5일 늦게 시작된 장마 이후 39년만에 가장 늦은 장맛비가 내리더니, 7월19일에 평년보다 10일 가량 일찍 종료되면서, 중부·제주는 장마기간(17일/평년 31~32일)이 1973년 이후 3번째로 짧았다. 강수량(227.5㎜)과 강수일수(9.9일) 역시 평년(356.7㎜, 17.3일)보다 적었다.

올해는 ‘때를 맞춰’ 찾아온 장마가 어색하기만 하다. 제주도는 평년(6월19일)보다 하루 늦게, 남부지방은 평년(6월23일)보다 2~3일 일찍 시작된 것이다.

북쪽에서 남하한 중규모 저기압이 중부지방 북쪽을 지나가면서 남쪽에 머물던 정체전선을 끌어올려 23일은 전국에 장맛비가 쏟아지겠다. 이번 장맛비는 느리게 남북을 오르내리며 남쪽에서부터 공급된 다량의 수증기로 많은 양이 집중호우 형태로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비가 가장 세차게 내리는 시점은 23일 오후부터 24일 새벽 사이로, 시간당 30~50㎜의 폭우가 천둥번개를 동반해 세차게 쏟아지겠다.

특히 오래 가뭄이 이어져 땅이 메마른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내리게 되면 붕괴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약 한달간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할 이번 장마기간 동안 부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호우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하길 바란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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