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가 올라 농사에 들어가는 기본 비용도 부담인데 올해는 장마같지 않은 장마에…. 앞으로가 더 걱정이야.”
울산에 마른 장마가 계속되며 천수답 농경지를 중심으로 수확량 감소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장마 종료 소식까지 겹치며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울주군 삼평리 내 한 마을. 이곳은 3만3000여㎡ 규모의 경지 정리가 되지 않은 천수답(벼농사에 필요한 물을 비에만 의존하는 논)이 있는 곳으로 가뭄으로 어렵사리 농사를 짓고 있다.
농민들이 군에 요청해 긴급지원사업으로 웅덩이 5곳을 파 겨우 모내기를 할 수 있었지만 비가 오지 않은 탓에 적기보다 한달 가량 늦은 6월 말께야 모를 심었다.
웅덩이도 1곳당 가로 5m, 세로 10m, 깊이 2.5m 가량으로 충분한 물을 확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일부는 논농사 대신 밭농사로 전환한 곳도 있다.
이모(86·울주군 온산읍)씨는 “천수답이 있는 지역은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며 “다행히 얼마전 내린 비로 큰 가뭄 상황은 면했지만 더운 날씨에 물 고일 틈이 없어 장마 끝난 뒤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평년대비 벼 수확량이 3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내기가 늦어져 수확 시기가 밀린데다 뜨거운 날씨로 성장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모(56·온산읍)씨는 “농민들은 농사를 지어 농협에서 빌린 돈을 갚고 1년을 사는데 이번 농사는 날씨가 안 도와줘서 걱정이 많다”면서 “부랴부랴 웅덩이를 파서 농사는 시작했지만 수확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문제인데다 어려운 경기에 물가가 올라 추수를 해도 돈이 안 된다. 이것저것 떼고나면 수익이 10%도 되지 않을 것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각 지자체는 행정안전부나 시에서 내려오는 가뭄 대응 대책에 따르고 있지만 별도의 대책이 시달되지 않아 현재는 가뭄 해소 단계로 보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현장에 자주 나가고 있으며 전국에서 제일 먼저 가뭄이 있기 전에 농촌 긴급지원사업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선제적 대응을 위해 민원·요청이 있으면 바로 지원대책을 수립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