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최초 ‘기금제’ 도입한 울산시립미술관, 내년도 기금 재원 확보 불투명…미술품 수집 ‘비상’
상태바
국공립 최초 ‘기금제’ 도입한 울산시립미술관, 내년도 기금 재원 확보 불투명…미술품 수집 ‘비상’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2.09.07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공립 최초로 기금제를 도입해 소장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울산시립미술관(관장 서진석)이 내년도 미술관 작품구입 기금 확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양질의 소장품을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데 자칫 동력을 잃을까 우려된다.

6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시립미술관의 작품 구입 재원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박물관 및 미술관 기금’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2017년 10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30억원, 2019년 50억원, 2020년 50억원을 확보했고, 2021년 50억원, 2022년에는 10억원이 재원으로 추가됐다.

이를 바탕으로 울산시립미술관은 2018년 건립업무 재개 이후 2020년부터 본격적인 미술품 구입에 나서면서 지난해 백남준의 ‘거북’ ‘시스틴채플’ ‘케이지의 숲, 숲의 계시’ 등 1~3호 소장품을 비롯해 85억원을 들여 85점의 미술품을 구입했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송동의 작품 등 40점을 20억12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집했다. 이로써 8월말 기준 울산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은 125점으로 미술관 등록 요건인 100점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 연말 이후다. 당초 올해 계획된 미술관 작품 구입 비용은 75억원으로 계획대로 예산을 집행한다면 기금 잔액은 5억8800여만원으로 예상된다.

2017년 이후 누적 200억원의 예산이 기금에 투입됐지만, 내년 울산시 예산안에 미술관 기금과 관련한 추가 재원 투입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이대로라면 올해 기금 잔액이 내년도 미술품 구입 총 예산이 될 공산이 적지 않다.

울산시립미술관의 관람료 수입, 시설 대관료 등 통해 추가로 기금 재원을 확보할 수도 있지만,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박물관 및 미술관 기금에서 이자수입과 기타 수입금은 매년 전체 기금의 0.8~1.1% 수준이다. 최근 수년간 매년 수십억에 달하는 재원을 꾸준히 확보해온 것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다.

이 때문에 울산시립미술관은 기금 소진 등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 미술품 구입 계획에 고심하는 한편, 기금제 운용의 장점을 살려 기업·작가의 기증 활성화, 타 국공립 미술관과의 작품 구입 협업 등을 통해 양질의 미술품 확보에 전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울산시의 ‘박물관 및 미술관 기금’은 올해 연말까지 존속 예정이었으나, 울산시는 기금제의 장점 등을 고려해 5년 더 추가로 기한을 연장하기로 하고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기금제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가격이 높은 작품을 매입할 수 있어 유용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대규모 예산 차입을 통한 기금 조성이 없더라도 기금제 자체만으로도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전력하고 있다. 예술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양질의 미술품 구입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류인채 ‘이끼의 시간’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겉과 속은 달라-애니원공원
  • 장생포 수국 절정…한여름의 꽃길
  • 울산 첫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상업운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