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번역본으로 출간된 지역 고전학 총서 <금강산 관상록>(사진)은 구하 스님이 1932년 통도사를 출발해 5개월가량의 행적으로 일기체 형식으로 기록한 여행록이다. 그는 물금역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철원→금화→금성→단발령→말휘리→내금강역으로 연결된 내륙 철도를 이용했다.
그가 금강산에 도착한 뒤 장안사를 거점으로 기록은 시작된다. 본문 격인 ‘금강산 가는 길과 볼거리’(金剛山路程及觀賞)는 크게 노정과 관상시로 나눠져 있다. 노정에는 통도사에서 출발해 금강산 장안사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과 금강산에서의 관상, 돌아오는 귀로까지 상세하게 기록됐다. 특히 사찰과 관련한 이야기와 구조, 정취, 소장 유물, 부속 암자 등이 자세히 나타나 있다.
승려의 기록이기에 경승 유람으로 일관된 유학자들의 기록과는 달리, 금강산을 수행의 근원이자 치유의 공간으로서 바라보고 있다. 특히 구하의 관상시는 조선 불교 시승의 맥을 이은 풍부한 시학과 한문학적 소양이 잘 드러난다.
옮긴이 최두헌은 부산대 한문학과에서 ‘경봉 정석의 한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통도사 성보 박물관 학예 연구실장으로 재직하며 통도사 승려들의 시문에 관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서예·전각가로도 활동하며 불교 문학의 시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90쪽, 2만2800원, 지만지한국문학.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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