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71)]들에 피는 꽃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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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71)]들에 피는 꽃 들국화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09.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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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부쟁이

국화(菊花)는 원예용 국화가 있고, 들에 피는 들국화가 있다. 원예용 국화가 화장을 짙게 한 꽃이라면 들국화는 화장을 아예 하지 않은 청초한 꽃이다. 들국화는 크게 연보라색과 노란색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연보라색 들국화로는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가 있고, 노란색 들국화로는 산국, 감국 등이 있다. 자세히 보면 생김새가 다르지만, 얼핏 보면 구분이 안간다. 특히 구절초와 쑥부쟁이, 벌개미취는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감별하기가 쉽지 않다.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서 약으로도 먹던 기억/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여름 모자 차양이 숨었는 꽃/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아/… -‘구절초’ 일부(박용래)

구절초는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꽃이다. 이 영화에서 배우 강혜정은 조금 모자란 소녀로 나오는데 그 머리에 꽂은 꽃이 바로 구절초다. 구절초는 음력 9월9일에 꺾어 약으로 쓰는 풀이라 하여 이름붙여졌다는 설과 마디가 9개가 될 정도로 컸을 때 꺾어야 약효가 좋다하여 구절초가 됐다는 설이 있다. 한방에서는 선모초(仙母草)라 부르기도 하는데 예로부터 부인병을 다스리는데 널리 썼기 때문이다. 전북 정읍과 세종시 장군산은 구절초로 이름이 난지 오래다.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이꽃과 처음 인사했을 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면/ 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처럼 뜨겁게 선명해진다/ 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 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사랑하면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 -‘쑥부쟁이 사랑’ 일부(정일근)

▲ 이재명 논설위원
▲ 이재명 논설위원

쑥부쟁이는 연보라색 꽃잎으로 이뤄져 있는데 반해 구절초는 대부분 흰색이다. 산이나 공원에 핀 연보라색 꽃 중 잎이 작고 톱니가 있으면 쑥부쟁이, 꽃이 흰색이나 연분홍색이고 잎이 쑥처럼 갈라져 있으면 구절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무식한 놈’ 전문(안도현)

이재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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