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72)]으악새, 그리고 울주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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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72)]으악새, 그리고 울주오디세이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10.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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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상음악회 ‘울주오디세이’가 3일 간월재에서 열렸다. 울주 오디세이는 매년 10월3일 개천절에 열리는데 이 때는 가을 하늘이 가장 푸르고 은빛 억새가 장관을 연출해 전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가 수그러지고 실외 마스크 착용도 해제돼 많은 사람들이 실로 오랜만에 간월재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킬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일렁이는 은빛 억새밭을 거닐며 최백호의 가을 노래를 들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억새와 갈대를 혼동한다. 그렇지만 유심히 보면 억새와 갈대는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 억새는 주로 산 능선이나 산비탈에 자라지만, 갈대는 냇가나 습지 등에 주로 자란다. 억새는 은빛이나 흰빛을 띠지만 갈대는 고동색이나 갈색을 띤다. 또 억새의 키는 1~2m에 그치지만 갈대는 2~3m에 이른다.

울산지역 억새 군락지로는 영남알프스에 있는 간월재와 신불산~영축산 사이의 신불재가 최고로 꼽힌다. 또 태화강 하류의 억새밭도 시민들이 자주 찾는 명소의 하나다. 갈대 군락지로는 순천만이 단연 으뜸이다.
 

▲ 울주오디세이
▲ 울주오디세이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 출렁 목이 맵니다// 아아 뜸북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잊어진 그 사랑이 나를 울립니다// 들녘에 피고 있는 임자 없는 들국화/ 바람도 살랑 살랑 맴을 돕니다.

울산 출신 가수 고복수의 노래 ‘짝사랑’이다. 사람들은 ‘짝사랑’이라는 제목은 몰라도 ‘으악새 슬피 우니~’라는 노래는 다 안다. 그렇다면 가을을 상징하는 으악새는 어떤 새일까. 국어사전을 찾아 보면 답은 간단하게 나온다. (명사)‘억새(볏과의 여러해살이풀)’의 방언(경기). 한 동안 으악새가 어떤 새인가를 두고 설이 분분했다. 혹자는 왜가리의 울음이 ‘으악, 으악’으로 들리니 왜가리의 다른 이름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고, 일부에서는 왜가리를 ‘왁새’라고 부르니 같은 이름이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었다. 한 때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새는 어떤 새일까 라는 퀴즈도 있었다.

산상음악회 ‘울주오디세이’는 이제 전국적인 명물로 자리잡았다. 더욱이 하늘이 처음 열린 개천절에 음악회가 열리고 전국 최대의 평원에 억새들이 은빛 축제를 여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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