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73)]천고마비 그리고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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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73)]천고마비 그리고 코스모스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10.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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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논설위원

요즘 가을 들판에 코스모스가 지천이다. 태화강국가정원 코스모스 밭에 들어서면 주변은 온통 푸른 하늘과 울긋불긋한 코스모스 뿐이다. 문득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마음과 몸은 더욱 정결해지는 느낌이다. 코스모스와 가을하늘은 단짝이다. 하늘은 코스모스를 비춰주고 코스모스는 가을 하늘을 비춘다.

가수 김상희의 노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이 울려퍼지는 계절이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 코스모스.
▲ 코스모스.

코스모스(cosmos)는 18세기 말 쯤 스페인 식물학자 안토니오가 멕시코에서 들여왔으며, 자신이 직접 ‘코스모스’라는 이름을 지었다. ‘코스모스’는 우주, 질서, 조화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혼돈’이라는 의미의 ‘카오스(chaos)’와 대응하는 말이다. 유니버스(universe)가 공간 개념의 ‘대우주’라면 코스모스는 우주만물의 ‘질서’라고 하겠다.


가벼운 갈바람에/ 나부끼는 코스모스/ 꽃잎이 날개이냐/ 날개가 꽃잎이냐/ 아마도 너의 혼은/ 호접인가 하노라

‘코스모스’ 전문(한용운)


코스모스는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 핀다. 그래서 그런지 코발트색 하늘을 배경으로 한 코스모스의 사진은 들여다 보면 우주를 향해 서 있는 안테나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을 하늘이 높은 것은 대기가 건조하고 기압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말도 생겼다. 천고마비(天高馬肥)는 ‘가을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말은 원래 ‘추고마비(秋高馬肥)’라는 표현에서 나왔다. 후한 때 반고가 편찬한 <한서>를 보면 “가을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찔 때 (오랑캐가) 반드시 침략할 것입니다(秋高馬肥 變必起矣)”라는 글귀가 나온다. 가을철이 되면 북방 흉노족이 중국에 쳐들어올 것이라는 경고였던 것이다.

코스모스는 100년 남짓한 세월 동안 우리나라의 기후와 토양에 적응하면서 우리나라 꽃이 됐다. 그러다가 ‘살사리꽃’이라는 우리 이름도 얻었다. 꽃대가 약해서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 때문에 그 이름이 붙여졌다. 실제 코스모스는 허리가 휠 듯한 여인의 몸매를 닮았다.

이재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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