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예술인 대상 지원으로 인해 2020년부터 활동증명 발급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울산은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한때 ‘젊은 도시’로 불리던 울산의 청년인구 이탈의 여파가 젊은 예술인도 피하지 못해 ‘예술인의 고령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울산의 예술활동증명서 발급자는 2012명이다. 최근 5년간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8년 881명에서 2019년 1014명으로 113명 늘었고,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술인 대상 긴급 지원사업이 시작되면서 예술활동증명의 필요성이 커지며 2020년 1426명, 2021년 1779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지난달 초까지 233명이 추가로 발급받아 울산의 총 발급자 수는 2000명 선을 넘었다.
하지만 부산이나 대구 등 인근 지자체와 비교하면 증가폭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기간 인근 부산은 2018년 4040명에서 2022년 8600명으로 4000명 넘게 늘었고, 대구도 1365명에서 4546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 인해 전시·공연 등 문화행사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자체별로 예술인들을 위해 긴급재난금이 투입됐고, 이로 인해 울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지원 수혜 자격 획득을 위해 예술활동증명을 발급받은 예술인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은 2020년부터 예술인 긴급생계지원금으로 1인당 50만원씩 4차례에 걸쳐 9631명에게 지급했고, 대구는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4063명에게 1인당 50만~100만원이 지급됐다.
울산도 2020년 1~3차례에 걸쳐 지역 예술단체 271곳에 단체당 100만원을 지급했고, 지난해에는 지역 예술인 708명에 각각 5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원금 수혜 대상인 지역 예술인들이 전국과 비교해 젊은층의 비율이 낮고 고령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예술인증명 발급자의 연령별 비율을 살펴보면 20대 16.3%, 30대 20.9%, 40대 16%, 50대 23.4%로 나타났다. 이어 60대 17.5%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전국적으로는 20대 19.8%, 30대 32.5%로 20~30대 비율이 전체 절반을 넘어섰다. 나머지는 40대 17.9%, 50대 13.2%, 60대 10.6% 등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예술인은 “울산에 예술대학이 한 곳밖에 없다 보니 배출되는 예술인 수도 많지 않은데다 졸업 이후 울산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 각종 지원사업에서 예술인증명을 조건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예술인들은 대부분 가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대학교는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방침으로 인해 2015학년도부터 음악대학과 미술대학을 예술대학으로 통합하고 정원도 4% 감축했다. 또 1곳인 예술고등학교도 총 정원이 252명에 불과해 부산(3곳·2006명)과 대구(1곳·1261명) 등과 차이를 보인다.
한 지역 예술계 인사는 “울산은 예고와 대학이 각 1곳으로 예술인을 육성할 교육기관이 지역의 수요를 충분하게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 같다”며 “이런 이유로 젊은 예술인의 수가 적고, 지역 이탈로 이어지는 것 같다. 교육기관 등 인프라에 대한 보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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