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센터 지정 60주년 맞은 울산 ‘문화도시’ 옷 입는다]인구 20만명의 작은 시골도시, 세계적인 미술·음악의 성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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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센터 지정 60주년 맞은 울산 ‘문화도시’ 옷 입는다]인구 20만명의 작은 시골도시, 세계적인 미술·음악의 성지로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2.10.25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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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틱 제분공장 창고에서 미술관으로 탈바꿈 한 발틱 현대미술관 전경.

영국 잉글랜드에 있는 타인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엔 뉴캐슬어폰타인(Newcastle upon tyne), 남쪽엔 게이츠헤드(Gateshead)로 나눠진 인구 20만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에 연간 수천만명의 관광객이 세계에서 몰려온다. 조각가 앤서니 곰리(Anthony Gomely)가 세운 거대한 조각 ‘북방의 천사’를 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언제나 독특한 미술품을 볼 수 있는 ‘발틱 현대미술관’(Baltic Centre for Contemporary Art)과 세계적인 수준의 음향시설에 독특한 외관을 갖춘 대규모 공연장 ‘세이지 게이츠헤드음악센터’(The Sage Gateshead)를 찾기 위해서다.
 

▲ 관람객이 발틱 현대미술관에서 소개되고 있는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관람객이 발틱 현대미술관에서 소개되고 있는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버려진 공장의 변신 ‘발틱 현대미술관’

타인강변 옆에 자리한 발틱 현대미술관은 언뜻 보기에도 창고를 개조한 건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검은 때가 낀 오래된 벽돌이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낸다. 200여 명이 넘게 일하던 발틱 제분공장은 지난 1982년 11월 문을 닫았지만, 외벽에는 여전히 제분공장(Baltic Flour Mill)과 조셉 랭크 주식회사(J.RANK LTD)라는 간판이 남아있다.

버려진 혹은 방치된 건물을 지역민을 위한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모습이 마치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과 같은 모습이다. 실제 발틱 현대미술관은 테이트 모던에 이어서 영국 내에서 두 번째로 큰 현대미술관이다. 이곳도 산업구조의 변화로 쇠락을 길을 걷고 있던 뉴캐슬과 게이츠헤드 지역을 문화적으로 치유하며 도시 재생의 상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발틱 현대미술관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영국의 경제침체로 1984년 제분소가 문을 닫고 14년 동안 도시의 흉물로 남자 뉴캐슬 시의회에서 쇠락한 산업의 상징인 제분소 철거하고 미술관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기초공사가 워낙 튼튼하게 이뤄져 철거 비용이 신축보다 비용이 더 나온다는 진단 결과에 따라 외관은 그대로 두고 내부만 미술관으로 개조하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발틱 현대미술관은 영구 컬렉션이 없다. 대신 절감한 비용으로 뉴캐슬의 젊은 작가를 양성하고 세계 미술계의 흐름을 주도할 다양한 기획에 투자한다.
 

▲ 음악센터는 아이들도 눈치보지 않고 피아노를 만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 음악센터는 아이들도 눈치보지 않고 피아노를 만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쓰레기 매립장서 세계적인 음악 성지로 도약한 ‘세이지 게이츠헤드음악센터’

발틱 현대미술관에서 보면 유리와 철재로 만들어진 거대한 민달팽이 혹은 소라껍데기 모양의 공연장이 보인다. ‘세이지 게이츠헤드음악센터’다. 2004년 쓰레기 매립장이 있던 자리에 완공되면서 타인강 주변을 문화시설로 채우는 ‘게이츠헤드 부두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한 세계적인 수준의 음향시설을 갖춘 공연장이다.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 한 세이지 게이츠헤드음악센터의 외관은 멀리서 보면 정말 독특하다. 하지만 건물 안은 1700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은 물론이고, 층층이 노던 록 파운데이션 홀이라는 크고 작은 공간들로 가득하다. 이 공간은 공연 이외에 결혼식이나 콘퍼런스 등의 여러 가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 민달팽이 혹은 소라껍데기 모양의 세이지 게이츠헤드음악센터 전경.
▲ 민달팽이 혹은 소라껍데기 모양의 세이지 게이츠헤드음악센터 전경.

특히 26개의 연습실과 온라인 강좌에선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이런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 세이지 게이츠헤드음악센터의 진정한 자랑거리다. 지역민이 단순히 음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을 직접 배우고 연주하며 즐기도록 배려한 것이다.

게다가 그랜드 피아노가 놓인 음악센터 로비는 누구라도 연주 혹은 만남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오전 9시부터 마지막 공연이 끝난 뒤 한 시간 뒤까지 개방한다. 바로 지역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운영하는 것이다.

물론 세계적인 음향시설이 갖춰진 만큼 유명 스타의 영국 순회공연 코스로도 빠지지 않는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한 관광객도 게이츠헤드를 찾기에 관광 수입도 늘기 시작했다.

글·사진=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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