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찾은 중구문화의전당 1층 전시실 별빛마루는 휴관일이 아님에도 전시가 열리지 않아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문화의전당 입구 바로 왼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임에도 전시가 열리지 않을 땐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된 실정이다. 오는 19~20일 이틀간 예정된 대관전시 이후에는 연말까지 전시가 한 건도 없다. 이 때문에 연말 기획전 등을 포함하더라도 전시장 가동률은 42%에 그치고 있다. 681㎡(약 206평)의 전시장이 한해 절반 이상을 전시 없이 비워놓고 있다. 대공연장 가동률은 67%로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중구문화의전당 별빛마루는 지난 2014년 가을 개관한 이후 꾸준히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공간 활용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6년에는 전시공간인 별빛마루에 전시용 가벽과 조명을 보강하고, 연습 공간으로 사용하던 어울마루를 공연 공간으로 발바꿈하는 등 보수도 거쳤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 내 다른 문예기관과는 가동률에서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올 연말까지 예정된 전시와 공연 반영하면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4 전시장의 가동률은 73~81%로 나타났다. 상설전시관은 96% 수준이다. 대·소공연장 가동률은 64%다. 도심 접근성이 비교적 떨어지는 울주문화예술회관의 경우도 공연장과 전시장 가동률이 각각 57%(10월말 기준)로 확인됐다.
이렇게 중구문화의전당과 지역 타 문예기관이 전시장 가동률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전시장이 단일 공간으로 큰 규모인데다 울산문화예술회관 일부 전시실과는 대관료가 크게는 40% 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냉난방이 필요한 여름·겨울철 전시장만 해도 9시간 운영할 경우 하루 냉난방비로만 18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이 역시 울산문화예술회관 하루 냉난방비 2만4300~3만8880원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지역의 한 시각예술분야 예술인은 “올해 상반기 단체전을 준비하면서 대관을 문의한 적이 있는데 대관료 등 부대비용이 비싸 다른 곳을 물색했다. 지리적으로나 이점이 없는데 관람객이나 예술인들에게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구문화의전당에서 전시를 할 이유가 없다. 기관 차원에서 전시공간 활성화를 위해 예술인들 대상 홍보를 강화하고 지역 작가 기획전을 여는 등 자구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중구문화의전당은 “지역의 타 문예기관 전시장보다 별빛마루가 전시공간 규모가 크다 보니 단체전 위주로 대관을 진행해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 같다. 전시장 활용을 높일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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