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시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과 관련한 EU와 미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나란히 지연되고 있다. 영국은 합병에 대해 자료 제출을 통보하며 추가 심사 결정을 내렸고, 미국은 승인 결정을 미뤘다.
두 회사의 합병 지연은 울산공항에도 일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모회사 합병을 앞두고 경영 수지 개선을 위해 국내선 운항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위주로 노선을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주 18편인 울산~김포 노선 운항을 지난달 30일부터 내년 3월25일까지 중단 중이다. 에어부산은 내년 1월1일부터 3월25일까지 김포 노선 주 20편과 제주 노선 주 28편의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
에어부산의 경우 진에어의 운항 중단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진에어가 김포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휴지에 들어가면서 울산공항 급유사와 조업사 등이 단가 인상을 요구하자 가뜩이나 적자가 큰 상황에서 추가 손실을 우려해 휴지를 결정했다.
문제는 에어부산의 휴지가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에어부산 측은 모기업의 합병 후 취항 규모와 일정을 시와 적극 검토하기로 했지만 합병 작업이 지연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합병 절차가 길어지면 현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에어부산의 울산공항 휴지는 올해 말로 예정된 항공기 반납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어부산은 총 26대의 항공기를 운항이다. 이 가운데 5대가 올 연말 임차만료이다. 즉 내년부터는 21대만 운항이 가능하다. 에어부산은 탑승률이 높은 국제선을 중심으로 항공기를 투입한다는 방침이어서 울산공항 운항 항공기 대수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울산공항의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운항 중인 울산~김포 노선은 총 38편인데, 가격 경쟁력을 감안하면 자회사인 LCC들을 통합한 뒤 운항을 축소할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의 항공기 기종 변경도 울산공항 활성화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에어부산이 울산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기종은 180석 규모인 A320이다.
에어부산은 2026년까지 A320 6대를 모두 반납하고 232석 규모인 A321만 보유할 계획이다.
A321은 A320에 비해 기체가 길고 하중도 무겁다. 이에 착륙 시 필요 활주로 길이가 2300~2500m에 달한다. 2000m 수준인 울산공항에 취항하기 위해서는 현재 활주로를 300~500m 늘려야 한다.
즉 현 상태로는 에어부산이 울산공항에 취항하고 싶어도 2026년 이후에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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