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증상없는 ‘침묵의 병’…성인 48%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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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 증상없는 ‘침묵의 병’…성인 48%에 발생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2.11.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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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가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숨지는 주요 원인이지만, 이를 촉발하는 선행 질환인 ‘이상지질혈증’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상지질혈증은 성인 인구의 48.2%에게 발생하는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하지만 이를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지 않아 실제 치료를 받는 비율은 낮다. 증상이 없어 치료가 늦어지기에 ‘침묵의 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런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와 자세히 알아본다.



◇증상없이도 합병증 발생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내의 지질, 지방질이 비정상적으로 과다한 경우에 발생한다. 이상지질혈증은 허혈성심질환의 56%, 뇌졸중의 18%의 원인이 된다는 통계 자료가 있다. 2020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 4명 중의 1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다. 하지만 적절하게 관리, 조절을 하는 사람은 47.7%에 머문다.

특히 콜레스테롤은 뇌에 영향을 미쳐 뇌졸중이나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키고 동맥경화증, 말초혈관질환, 췌장염 등의 원인이 된다. 또한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만성 콩팥병과 발기부전을 초래하기도 한다.

동맥경화는 콜레스테롤이 염증 작용을 일으키고 혈관 벽에 침착돼 동맥을 좁아지게 만들고, 심근경색과 뇌경색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킨다. 보통 총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함께 고려해 진단한다. 콜레스테롤은 혈액 내에서 순환하고 있는 지방 유사 물질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조직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고, 호르몬의 재료이자 담즙의 원료가 된다. 즉 생명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는 “증상이 없는 이상지질혈증은 뇌경색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다. 유전적 소인에 의한 경우에는 콜레스테롤 침전물이 눈 주위나 손 관절의 인대 등에 쌓이는 황색종 등이 생긴다”며 “대부분 무증상으로 건강 검진 등에서 혈액 검사로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콜레스테롤 적정치 유지 중요

콜레스테롤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 몸을 위해 적절한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말초조직으로부터 간으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해오는 역할을 한다. 수치가 높다면 혈관 벽에 침착된 콜레스테롤의 양이 줄어들게 돼 동맥경화의 진행을 억제한다.

반면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생성된 콜레스테롤을 말초조직 쪽으로 나른다. 이것이 과다한 경우에는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성분의 노폐물인 죽상종이 침착되는 원인이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혈관 내벽은 점차 두꺼워지고, 심장의 관상동맥이나 뇌혈관의 흐름의 방해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을 유발한다. 동맥경화의 예방을 위해서는 나쁜 콜레스테롤은 낮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높은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 습관 조절은 꼭 필요

이상지질혈증은 약물치료 여부와 상관없이 생활 습관 조절을 반드시 해야 한다. 식사요법은 탄수화물을 65% 이내로 섭취하고 충분한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 통곡물, 잡곡류, 콩류, 채소류, 생선류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으며 알코올은 될 수 있는 대로 줄여야 한다.

운동도 필요하다. 주 5일 이상, 하루 30~60분 사이의 유산소 운동을 기본으로, 주 2~3일로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먹는 약은 스타틴 계열, 오메가-3 지방산, 니코틴산 계열, 피브린산 계열이 있다. 스타틴 계열은 LDL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며 일차적으로 사용하는 중요한 약제다. 최대 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해도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않는 경우에는 주사로 치료하기도 한다. 주사제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에서도 좋은 효과가 있다.

다만 스타틴 계열 약은 때에 따라 소화장애, 속쓰림, 간이나 근육 독성, 몸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1~2주 지나면 몸이 적응되면서 저절로 호전이 된다.

정 전문의는 “최신 연구 결과를 보면 이상지질혈증 약을 복용함에 따르는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효과가 월등히 우월하다고 한다”며 “당뇨가 생긴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위해 주기적인 혈액검사를 하기에 오히려 당뇨가 조기 발견된다. 현재 발생하지 않은 당뇨에 대한 우려로, 이상지질혈증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상지질혈증은 침묵의 병이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과 같은 합병증으로 증상이 생긴다. 결국 이상지질혈증은 관리 개념이다.

정 전문의는 “동반된 질환에 대해 확인하고, 이에 따라서 치료 전략이 바뀐다”며 “특히 약을 먹는 때에는 1년에 1~2회 피검사로 수치와 몸 상태의 변화를 확인하고, 전문의 진료로 꾸준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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