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0시께 방문한 울주군 삼동면 하잠리 일대. 마을 입구인 하잠 1교는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하잠 1교 옆 샛길에는 축산차량 이동통제초소 1곳이 설치돼 드나드는 차량에 소독제를 분사하며 외부 방역을 실시했다. 차량에 탑승 중인 인원들도 모두 내려 초소 외부에 마련된 소독실을 들려야했다.
마을 내부에선 방역복을 착용한 방역당국 관계자 120여명이 사전 교육을 받고 2개 조로 나눠 세차례에 걸쳐 해당 농장에 투입돼 살처분에 나섰다.
이 농장는 지난 27~28일 사이 닭 80마리가 집단 폐사하자 농장주가 울산시와 경남 동물위생시험소에 신고했다. 검사 결과 AI H5형 양성으로 확인돼 닭 6만4600마리와 계란, 사료 등을 대상으로 이날 살처분이 진행됐다. 살처분 방식은 안락사와 열처리 형식으로 이뤄졌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울산지역이 고병원성 AI에 뚫린 건 5년 만인데, 이번 AI는 그동안의 패턴과 다르고 예상보다 전파 속도가 빨라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발생 농장 중심 500m 인근 농장 3곳도 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에서 고병원성으로 확정돼 가금류 총 9520마리에 대한 추가 살처분이 예정됐다. 2곳은 가금류 6000마리와 3500마리를 각각 사육 중이고 나머지 한 곳은 소규모로 닭 20마리를 기르고 있다.
앞서 울산에선 AI 발생으로 2003년 9만마리, 2008년 3만7000마리, 2014년 5600마리, 2015년 1100마리, 2017년 7155마리 등을 살처분한 바 있다.
현재 시는 산란계 농장 위주로 현장 점검과 소독을 강화하고 있고, 권역별로 방역차량 전담 배치, 발생 농가 반경 3㎞ 예찰을 실시하는 등 추가 확산 방지에 총력 대응 중이다. 또 울산시 산란계 사육농장과 관련 업체는 지난 28일 오후 10시부터 29일 오후 10시까지 24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 스틸)이 내려졌다.
군도 이날 AI 대책 본부 상황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추가 AI 확진을 막기 위해 보호 지역 내 소규모 농장 31곳의 가금류 1000마리를 수매해 도태시키는 방안을 비롯해 살처분 처리 비용, 수매·도태 보상금, 방역약품 재료비 등에 쓰일 긴급 예비비 3억원 편성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전남 나주시 가금농장 2곳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추가로 나왔고, 경기 안성시 소재 육용오리 농장에서도 AI H5형 항원이 확인돼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고병원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이후 전국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는 29일 오후 6시 기준 총 26건으로 늘었다. 박재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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