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상일보 신춘문예]총 206편 본심으로…이달중 최종당선작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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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상일보 신춘문예]총 206편 본심으로…이달중 최종당선작 확정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2.12.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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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심사가 3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부문별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2023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총 695명이 2205편을 응모했다. 이 가운데 70명의 206편이 최종 당선작을 가리는 본심에 올려진다. 본사는 이달 중 엄정한 본심을 거쳐 부문별 최종 당선작을 확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문청들의 창작열은 꺾지 못한 것 같다. 2248편이 접수됐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접수됐다.

지난 3일 본사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예비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특정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를 선택해 신춘에 도전한 문청들의 열정과 고통의 시간에 응원의 박수를 잊지 않았다.

부문별 접수작은 시 1110편(251명), 시조 308점(78명), 소설 89편(85명), 동화 82편(80명), 동시 568편(153명), 희곡 48편(48명)이다. 이 중 시 60편(15명), 시조 53편(15명), 소설 7편(7명), 동화 6편(6명), 동시 73편(20명), 희곡 7편(7명)이 예심을 통과했다. 부문별 예비 심사위원들의 평을 정리한다.



◇시(김익경·정연홍)

신춘의 시는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시는 단순히 감정을 배설하는 도구가 아니다. 새로운 사유와 감각이 잘 어우러져야 선자의 눈에 띄기 마련이다. 신춘에 도전하는 이들이 그동안 가져왔을 열정과 고통의 시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시집 한 권 분량의 시를 보내온 응모자도 있었으나 권하지는 않을 일이다. 정물화나 풍경화보다는 덧칠 된 은유에서 출발점을 찾았으면 한다. 누구나의 감정과 시각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은유의 힘을 기대하는 것은 선자나 독자나 같은 입장이다. 이런 지점에서 응모작들의 호불호가 역력했다.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관념에서 벗어나는 노력은 시인의 숙제일 것이다. 그런 노력이 빛나는 응모작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다.



◇소설(권이항·심은신)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단편소설은 특정 패턴이 두드러진 것이 아닌, 다양한 주제와 소재가 보였다. 사회 전반에 깔린 다양한 모습의 불안이라든가 종말론 등도 더러 있었다. 경제적 궁핍과 떠돌이 삶에 관한 이야기, 변두리를 오가는 주변인의 삶이 혼혈이나 다문화 같은 형태로 섞여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전반의 문제이며 앞으로도 소설 속에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듯 보인다. 그런데도 여전히 희미하게나마 희망의 빛을 보여주려는 주제도 있었다. 그런 것들은 상상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자신과의 화해에 이르는 과정이 따뜻하게 표현된 작품과 인지의 피상성과 한계를 다룬 작품으로 실험적 인물과 배경이 신선한 작품도 보였다. 개성 있는 호흡과 리듬, 정제된 문장력이 돋보이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관념적이거나 과거 서술에 그친 작품들이 다수 있는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조(김미정)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나이가 고르지 않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이 보내온 작품 안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견돼 본선에 올리는데 망설여지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의 전통문학인 시조가 정형의 틀을 온전히 지키면서 시상이 활달하고 자유롭게 펼쳐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신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직도 음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종장에서 부족한 음수율을 발견하게 돼 마음이 아팠다.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좋은데, 설익은 채로 작품을 이끌어 가는 데는 한계가 있고, 관념에 치우치는 작품이 많았다. 현대시조가 가야 할 길을 분명히 개척해 가는 신인을 기다리는 처지에서, 고시조의 틀을 개지 못하고 의고체를 사용한 시구절이 많아서 아쉬웠다.



◇동시(박해경)

동시라고 해서 아이들 시선으로 아이들 감성으로만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아이 흉내를 많이 내려고 애쓴 동시들이 많이 보였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웃, 가족, 코로나, 지구환경, 애완동물, 매년 반복되는 소재에서 올해도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동시도 시대 흐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크게 자신의 취향에서 벗어나지 못해도 요즘 동시들은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 신춘문예 응모를 한다면 빨리 올라타는 것도 괜찮은 거라 소심하게 의견을 내본다. 응모한 세 편, 다섯 편 모두 좋을 수 없지만, 편차가 심해 많은 고민했다.



◇동화(박상기·최봄)

올해 응모작은 82편이다. 서사성을 갖추고 참신한 맛이 있으며 재미나 감동이 살아있는 작품을 본심에 올렸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동물 주인공 이야기나 판타지가 다수를 차지했는데, 이러한 소재를 활용해 신선한 의미를 끌어내기보다 소재 자체를 유행처럼 소비하는데 그친 원고가 많았다는 것이다. 판타지를 빌렸는데 아무런 장치가 없어 독자로서 갸우뚱하게 하는 원고도 다수였다. 인물이 여럿 등장하는데 이미지가 각인되지 않아 흐물흐물하거나, 옛이야기를 소재로 가져왔으나 그저 답습하는 수준에 그친 원고도 많았다. 신춘문예 응모작이라면 문장과 플롯은 기본이되, 그 그릇에 무엇을 담아 세상에 내놓을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심에 오른 원고와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응모자 모두 앞으로의 발전과 건승을 빈다.



◇희곡(최준호·김세한)

‘무엇이 희곡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시간이었다. 톡톡 튀는 재기발랄한 작품도 다수 눈에 띄지만, 기성의 문법을 답습하거나,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리되지 않은 채 분위기만으로 끌고 가는 작품도 얼핏 눈에 띄었다. 희곡은 일반적인 문학작품들과 달리 개인의 문학성 외에도 이를 무대에 올리는 스태프를 설득하고, 납득시키는 일이 상정돼야 하는 글쓰기다. 그런 점에서 꽤 다수의 작품에서 아쉬움이 드러났다. 분노와 하소연으로 점철된 인물들의 대사와 갈등을 심화시키지 못하고, 자기 철학을 강론하기에 급급한 문장들은 읽는 이는 물론, 함께 무대를 만들어갈 창작자들에게도 사유의 순간을 제공하지 못한다. 다양한 장르가 들어왔는데 사극의 경우 역사 지식의 나열과 함축의 부재가 아쉬웠고, 사회비판극에 비판만 있고 캐릭터와 사건이 형성되지 않는 것도 있었다. 연극적 장치를 잘 활용하고 투박할지언정 참신하며 사유가 있는 작품들을 본심에 올렸다. 정리=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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