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이인규씨가 2019년 3월 북·미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언론에서 들리던 김여정 당시 노동당 부부장의 문책설, 자중설을 모티프로 상상력을 동원한 소설 <53일의 여정>을 섰다.
그 과정이야 어떤 게 진실인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녀가 53일 동안 종적을 감춘 것은 사실인 만큼 그녀가 사라진 ‘53’일을 남북관계 팩트와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집필하기 시작했다.
이 작가의 소설은 현실을 바탕으로 그려낸 창조한 허구의 세계라지만, 작품은 마치 도려내지 않은 그날의 실체적 진실로 읽힌다. 그만큼 역사적 팩트를 기반으로 한 첨예한 소재의 소설이어서,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경이롭다.
이 작가는 “정치권은 소용돌이치는 안개 정국 속에서 협치, 화합, 통일, 평화라는 키워드 대신, 분열과 대립, 사정과 복수라는 살벌한 단어가 신문 지상과 TV, 유튜브를 장식하고 있다”며 “이제는 진정으로 남북의 번영과 평화를 외치는 사람이 줄어든 시대에서 이 소설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인균 작가는 2008년 경남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으로 등단해 소설집 <내 안의 아이> <지리산 가는 길>, 장편소설 <지리산에 바람이 분다> <아름다운 사람>, 산문집 <누가 귀촌을 꿈꾸는가?> 등을 펴냈다. 현재 ‘경부울 문화연대’ 스토리 위원장, ‘한국문화예술교육원’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44쪽, 1만4000원, 푸른고래.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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