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찾은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는 주말을 맞아 오전 시간부터 아트페어를 찾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1층 로비에는 관람 등록을 위한 줄이 길게 이어졌고, 행사장 안에도 가족 등 일행과 함께 찬찬히 그림을 둘러보고 갤러리 관계자들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관람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자녀와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는 정현우씨는 “아트페어를 처음 와 봤는데 생각보다 볼거리도 많고 좋았다.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몇몇 작품은 집에 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다양하게 볼 기회가 생기면 자주 찾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행사는 뮤즈세움·아리오소·시안 등 울산 갤러리 22곳이 참여해 지역의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폭넓게 소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졌다. 지역 화랑협회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은 울산에서 지역 갤러리 간 교류를 통해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새롭게 갤러리를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이번 아트페어에는 첫날인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울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관람객 3만4000명이 전시장을 찾았고, 작품 판매 규모는 22억원 상당으로 확인됐다. 김환기·이우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부터 중견·신진작가의 작품, 대작부터 소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침체한 경기로 인해 미술시장도 직격탄을 맞으면서 소품 위주의 작품이 많이 판매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 지역 갤러리는 “최근 들어 경기가 부쩍 어려워지면서 울산을 비롯한 미술시장이 얼어붙은 것을 체감한다”면서 “다만 예전에는 일부 컬렉터 계층만 구매에 관심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작품 구입에 관심을 보였다. 행사가 거듭되고 미술시장이 점차 자리 잡고 형성되면 실제 작품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처음 열린 행사였음에도 아트페어의 운영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부산의 한 갤러리 관계자는 “울산미술협회 주최로 처음 여는 행사다 보니 기대와 함께 우려와 걱정도 있었지만, 첫 회인데도 행사 진행과 운영이 굉장히 매끄러워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행사가 지속해서 이어져 울산 미술시장을 더욱 단단하게 구축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봉석 울산미술협회장은 “이번 아트페어는 MZ세대 등 젊은층 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행사장을 찾아 의미를 더했다. 지역 작가·갤러리들이 더욱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올해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 내년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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