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계약건수가 전세를 앞지른 역전현상이 11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월세 계약 건수가 더 급증하면서 월세 비중이 60%에 육박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자금대출도 어렵게 되면서 집주인은 물론 세입자까지 월세를 선호하게 된 결과다.
11일 법원 부동산등기광장에 따르면 11월 울산 주택 월세 거래량은 1460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2507건)의 58.2%를 차지했다.
울산은 2021년 1년간 월세 비중이 48.0%로, 전체 임대차 계약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전세계약이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월세비중이 49.1%로 전세 거래가 더 많았지만, 올해 1월 월세 비중이 50.6%로 올라서며, 역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11개월 연속 월세 비중이 더 많은 수준을 유지했고, 11월에는 60%에 가까운 수준까지 늘었다.
이처럼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최근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기관이 전세자금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는 데다 연 2~3%대였던 전세자금대출금리가 올해 들어 연 7%까지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월세선호현상이 뚜렷해지자, 매매와 전세 매수심리는 더욱 회복이 쉽지 않아졌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울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0.0)보다 하락한 79.6을 기록했다. 수급지수는 조사 기간내 상대비교지만 단순 수치상으로는 202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 아파트 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주 조사에서 98.9을 기록하며 기준선 밑으로 떨어진 뒤 56주 연속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상태다.
전세 시장도 침체가 이어지면서 울산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83.9에서 이번주 82.7로 떨어졌다. 이는 2019년 11월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세 수요가 3년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지난주 울산 아파트 전셋값 역시 0.6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0.63%) 보다 하락폭을 키웠고,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초 동구 전하아이파크(전용면적 85㎡)가 2억6000만원(18층)에 전세계약이 진행됐다. 직전거래인 3억3000만원(15층) 보다 7000만원 낮고,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가(4억4000만원·14층) 대비 1억8000만원차량 차이를 보이며, 새임대차법 도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전월세전환율과 금리의 역전현상이 지속되는 한 월세 선호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전세를 원했던 세입자들도 월세를 찾거나 인상된 보증금을 월세로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