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1시 반구천 암각화 일원. 울산암각화박물관 입구부터 차량 주차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붐볐고, 방문객들은 20~30분가량 걸어 암각화 현장에 도착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아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암각화를 감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덥고 습한 날씨에 햇빛 아래를 걸어가는 아이들은 부모에게 칭얼댔지만, 암각화가 보이기 시작하자 부모들보다 먼저 뛰어가 망원경을 선점했다.
어린아이를 업거나 손잡고 찾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반구천 암각화에 대해 설명했고, 망원경으로 암각화를 확인한 아이들은 감탄사를 터뜨리며 저마다 인증사진을 남기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배현진(대구)씨는 “암각화에 대해선 뉴스로만 접하고 직접 본 적은 없었는데, 마침 창원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반구천 암각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하게 됐다”며 “직접 와 보니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울산에 이렇게 오래되고 잘 보존된 원시림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울주군노사공감센터의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산업·문화체험’의 일환으로 방문한 아미룰(26·인도네시아)씨는 “울산에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 해설사님의 설명으로 반구천 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얘기를 듣고 인증 사진을 찍어 가족들에게 보내줬다”며 “오늘 이런 곳에 와서 영광스럽고, 앞으로 울산 곳곳을 둘러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평소 주말에는 700여명 가량이 방문하는데, 오늘은 점심시간인데도 평소 주말 대비 두 배에 달하는 관광객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반구천 암각화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 유산으로, 선사시대부터 수천년전에 걸쳐 이어진 암각화 전통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문화유산이다.
신석기 시대부터 이어진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으로, 고래잡이, 사슴, 멧돼지 등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면이 사실적으로 새겨져 있어 당시 선사인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
한편, 울산시는 오는 2035년까지의 중장기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자연 및 인문 환경 조사, 탐방 환경 개선, 문화관광 활성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반구천의 암각화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 개발로 방문객에게 더욱 풍부한 역사문화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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