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부동산 시장 한파에도 울산 대단지 등에서 갭 투자, 급매 거래 등이 이어지며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12일 KB리브부동산에 따르면 11월 울산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4359만원으로 전년 동월(6억26만원) 대비 7.2%(4333만원) 상승했다. 부동산 침체기로 아파트 매매, 전세 가격이 하락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직전 월인 10월(6억4153만원)과 비교해도 200만원 가량이 더 올랐다.
반면 울산 1분위(하위 20%)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11월 기준 1억983만원으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1억816만원)과 비교해도 167만원(1.5%) 오르는데 그쳤다.
상위 20% 아파트 매매가격은 오르고 하위 20%는 내리며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년 전 5.5에서 5.9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양극화가 심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부족한 아파트 매입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갭 투자는 여전했다. 저가 아파트는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깡통전세도 나오고 있지만, 고가 아파트의 경우 수억원대 갭(매매가격전세가격) 투자비용을 들여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부동산빅테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1월 1억2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진 중구 우정동 청우하이츠가 한 달 뒤 1억4500만원에 전세 세입자를 맞았다.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2500만원 더 높은 것이다.
아실은 매매 이후 소유자가 거주하지 않고 전월세 세입자를 들이면 갭 투자로 분류한다.
이처럼 저가 아파트에서는 여전히 깡통주택이 쏟아지고 있지만, 매매가와 전세가가 2억~3억원 이상 차이 나는 공격적인 갭 투자 사례도 확인됐다.
남구 야음동 대현더샵아파트는 11월 6억2000만원에 매매됐고, 해당 매물은 이달 초 2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3억7000만원의 갭으로 최근 3개월간 울산에서 이뤄진 갭 투자 중 가장 큰 격차다.
또 중구 유곡동 동원로얄듀크는 지난 9월 5억5000만원에 매매, 2억5000만원에 전세계약돼 3억원의 갭을 형성했다.
전문가들은 투자력을 갖춘 부자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양극화가 뚜렷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금 보유 자산에 여유가 있어 상대적으로 금리 영향을 덜 받는 부자들은 지금을 매수 적기로 보고 있다. 고가 핵심 지역이나 호재가 확실한 지역들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기에 들어서면 오르는 곳은 더 올라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