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민속박물관 기획전, 은모래 반짝이던 나사리의 삶을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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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민속박물관 기획전, 은모래 반짝이던 나사리의 삶을 기억하다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2.12.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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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울주민속박물관에서 열린 ‘나사리의 기억, 은모래 마을의 노래’ 특별기획전 개막식에서 이순걸 울주군수, 노명숙 울주문화원 원장과 엄주호 본보 사장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 이신영 작가의 구술 인터뷰 영상.
▲ 송주형 작가의 영상 맵핑작품.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는 은빛 모래사장이 길게 활처럼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포구가 있다. 바로 나사리다.

나사리는 1970년대까지는 은빛 멸치를 잡고, 돌미역을 채취하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었다. 산업화와 원자력발전소가 세워지면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울산 울주군 서생면 나사리의 어촌 마을과 주민들의 삶, 멸치후리소리를 기록하기 위한 전시가 열린다.

울산 울주문화원(원장 노명숙)은 19일 울주민속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나사리 마을의 기록을 담은 기획전 ‘나사리의 기억, 은모래 마을의 노래’ 개막식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내년 11월30월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 앞서 허영란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와 김구한 울산대 연구교수를 비롯해 울산기록연구원이 학술조사를 맡아 지난 7월부터 6개월간 주민 인터뷰 등 구술 기록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록 영상과 인터뷰 발췌록, 나사리를 표현한 영상 맵핑작품, 나사리 옛 마을의 모습을 담은 지도를 제작해 선보인다.

기라영·구지은 작가가 기획자로 참여했고,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신영·강현신 작가와 영상 맵핑작업을 하는 송주형 작가가 참여했다.

이신영 작가는 나사리 주민들의 인터뷰를 영상 작품으로 선보인다. 송주형 작가는 돌미역을 채취하고, 멸치 후리 어업에 종사하던 나사리 은빛 모래사장의 아름다움을 담은 영상 맵핑작업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쏟아낸 2.5t의 모래 위에 나사리의 바다 풍경, 마을 모습, 어업하는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을 펼쳐 보인다. 강현신 작가는 주민들이 이름 붙인 마을 명소 곳곳이 표시된 마을 지도를 만들었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나사리 주민들의 구술 인터뷰 발췌록도 일부 보여준다.

전시 개막일인 19일에는 허영란 울산대 교수가 ‘마을 조사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특강을 진행했다.

허 교수는 “나사리는 지난 수십년간 마을 환경과 거주민 등 변화가 격심했지만, 마을에 대한 기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존 주민들의 기억 속에 남은 1960년대 정도만 기록돼 있다”며 “지역의 오래된 이야기를 되돌아보는 일은 사라져가는 사람들의 삶과 역사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그것을 기록하고 연구하기 위한 디딤돌이다. 특정한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치와 행정, 주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해 지역사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나사리를 기록하기 위한 아카이브 전시로 추후에 도록과 함께 보고서가 발간될 예정이다. 관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문의 204·4033.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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