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가구는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대출을 받더라도 온전히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2일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최근 주택임대차시장 여건 변화가 가계대출 건전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담았다.
최근 울산 아파트값은 매매가격과 함께 전세가격 또한 지난 7월부터 하락 전환한 뒤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
전세가 하락은 전세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거액 임차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주고, 갭투자 유인 축소를 통해 주택시장 안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반면 전세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할 경우 임대인 일부가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불러온다.
한은이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 전세가격 하락 시나리오별 보증금 반환능력을 점검한 결과 보증금 10% 하락 시 집주인(전세임대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을 통해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11.2%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 차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고, 3.7%는 금융자산 처분 및 추가 차입으로도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울산지역 일부 단지에서도 앞선 전세계약보다 낮은 가격에 다음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중구 유곡e편한세상 아파트 전세거래 가운데 A가구는 2020년 10월 4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2년 뒤인 올해 새로운 전세계약을 진행했지만, 4억원에 세입자를 만나게 됐다. 집주인은 2020년 계약건의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서는 7000만원의 자금이 더 필요해진 셈이다.
또 동원로얄듀크2차의 B가구는 2020년 12월 4억2000만원에 전세계약됐지만, 2년 뒤 다음 전세 보증금은 3억8000만원으로 4000만원 더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은 “전세가격 하락 등 주택임대차시장 여건 변화는 가계부채 누증 완화, 임차자금 조달부담 감소 등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전세보증금 반환부담 가중으로 인해 임대인의 유동성 및 신용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양호해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주택가격 하락 기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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