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84)]가는 세월에 건배!
상태바
[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84)]가는 세월에 건배!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12.27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재명 논설위원

동지도 지났고, 크리스마스도 지났다. 남은 날은 불과 5일. 한 해를 마무리지어야 할 때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다. 과이불개는 논어 위령공편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원문은 ‘過而不改(과이불개) 是謂過矣(시위과의)’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라는 뜻이다.

2위는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뜻의 ‘욕개미창(欲蓋彌彰)’이었고, 3위는 여러 알을 쌓아놓은 듯한 위태로움을 의미하는 ‘누란지위(累卵之危)’였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대부분 정치나 사회 부문을 압축해 표현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한다. 그러나 이를 개인의 삶에 적용해보면 또 다른 맛이 있다. 지난 한해 과연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았는지, 잘못을 덮으려하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민폐는 끼치지 않았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한해의 마무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송년회를 하거나 오손도손 모여 지난날들을 반추한다. 반추(反芻)의 추(芻)는 말이나 소에게 먹이는 꼴을 말한다. 반추는 원래 반추위(反芻胃)를 가진 소나 염소 등이 한번 삼킨 먹이를 게워내어 되새기는 일을 가리키지만 일반적으로는 어떤 일을 되풀이해 음미하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냉정한 세상 허무한 세상/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세상/ 팔자라거니 생각을 하고/ 가엾은 엄니 원망일랑 말어라/ 가는 세월에 저가는 청춘에/ 너나 나나 밀려가는 나그네/ 빈잔에다 꿈을 채워 마셔버리자/ 술잔을 높이 들어라 건배 건배~



나훈아의 노래 ‘건배’는 지난 삶을 반추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그러나 지난 인생을 너무 후회스럽게 반추하다보면 인생 자체가 측은해진다. 이럴 때는 재미있는 건배사 한방으로 술자리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 ‘개나리’(계급장 떼고 나이는 잊고 릴렉스 하자),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마당발’(마주 앉은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 같은 건배사는 이미 고전이 된지 오래다. 최근 MZ세대 사이에 뜨는 건배사로는 ‘너, 뭐, 돼!’가 있다. ‘너무 고생했고, 뭐가 걱정이고! 되(돼)겠지!! 일단 마시자~’는 뜻이다.

임인년은 그야말로 격랑의 한 해였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면 호랑이가 가고 토끼가 온다. 시인 반칠환은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고 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는가 보다. 지나간 한해와 다가올 한 해를 위해 건배!

이재명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