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제조기업들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의 장기화와 복합위기 우려감 속에 7분기 연속으로 부정적인 경기전망을 내놨다.
울산상공회의소는 지역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023년 1분기 BSI가 84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BSI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직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울산지역 제조기업 BSI는 작년 3분기부터 기준치인 100 이하로, 7분기 연속으로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각 항목별 전망치를 살펴보면 설비투자(90)는 기준치 ‘100’을 상회했던 직전분기(105)와는 달리 기준치를 하회하며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또 매출액(97→83), 영업이익(93→75), 공급망 안정성(87→82), 사업장 공장 가동(94→92) 등 전체적으로 직전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조선·기자재(117)는 전분기(150) 대비 지수가 하락했으나 긍정적인 전망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도 신규 수주는 다소 감소하겠지만, 기존 수주잔고 규모를 감안하면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며, 기술력에 강점이 있는 국내 조선사 특성상 수익성 회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비철금속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직전 분기(80) 대비 소폭 상승해 100을 기록했다.
반면 정유·석유화학(52)과 자동차·부품(73)은 직전 분기보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석유화학 중 정유 업계는 양호한 정제마진을 이어가겠으나, 석유화학 제품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각국의 탈플라스틱 정책이 겹치면서 수요 부진 및 수출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며, 이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대외적으로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 및 주요국 경기 부진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기 민감성이 높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 부정적 여건이 조성된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가계 구매력 저하로 인한 소비 감소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반도체 공급난 완화와 국내 누적 대기 물량(약 12만 대 추정)을 고려하면 완성차 판매량 증가 가능성도 공존하고 있다.
한편 지역 기업들이 생각하는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에 관한 묻는 질문에는 1.5%~2.0%미만(38.1%), 1.0%~1.5%미만(27.4%), 0.5%~1.0%미만(17.9%) 순으로 답했으며, 주요 기관 및 정부의 전망치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이라 예상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이어 올해 초 목표 영업이익 실적 달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과반수 이상의 기업이 ‘소폭 미달(40.7%)’과 ‘크게 미달(26.7%)’로 응답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내년도 대내외 경제 상황이 모두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역기업이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대다수 기업이 금융·재정 부문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정책 금융 지원 확대 등 민간 활력 제고를 위한 해법 마련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