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은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반구대암각화, 달천철장으로 대표되는 쇠부리 문화 등 아주 오래전부터 울산인들만의 문화는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며 도시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이런 문화의 뿌리가 산업도시 울산의 근간이 되어 산업도시로 발전할 수도 있었다. 결국 법정 문화도시로 울산이 나아갈 방향은 5개 구·군이 어우러져 광역 문화도시만의 특색 나타내며 새로운 도시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시, 5개 구·군 구심점 역할 해야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로의 성장은 공공기관이 주도해 시민에게 다양한 문화 활동을 응원하는 마당을 깔아주고, 시민들도 자율적으로 문화 활동을 누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전국 최초의 광역 단위 법정 문화도시가 된 울산의 경우 5개 구·군의 특색이 뚜렷한 만큼 각 구·군을 아우르는 울산시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구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종갓집, 울산 역사·문화 중심지, 우정혁신도시, 태화강국가정원, 문화의 거리 등을 기준으로 삼아 구민의 문화 활동 거점을 삼는 것이 좋다. 또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남구는 석유화학·정유·상업지구가 위치한 특색을 염두하고 문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동구는 조선해양을 특화할 수 있는 기획 방안을, 신도시가 형성돼 젊은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북구는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문화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울주는 영남알프스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넓은 면적, 지역 고유 특산물 등을 가지고 다양한 문화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도 좋다. 5개 구·군을 엮는 구심점 역할을 할 울산시는 시민 통합과 참여형 특화 프로그램을 구상해야 한다.
◇지역 특화 프로그램 필요
태화강은 문화도시로의 성장을 위한 도시 전환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울산 5개 구·군 공동체의 화합과 치유 화합의 증거이자 시민 사회가 하나 되는 가교의 역할을 한다. 이에 광역 특화 축제를 여는 공간으로 그동안 자주 활용됐다.
나아가 울산시 주도로 캠프장, 물놀이장, 미디어파사드, 수상 무대, 수상레저 스포츠 프로그램, 스토리텔링 조형물 등을 설치·운영한다면 시민의 문화생활 영위는 물론, 울산으로 찾아오는 체류형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 구·군만의 특색있는 기획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발전도 중요하다. 중구는 지난해 선보였던 방 탈출 게임 등 ‘마두희축제’에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원도심에서 시민이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고, 남구는 장생포 고래 문화로 울산다움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동구도 대왕암 슬도를 중심으로 지역 내 문화 활동 거점을 확보하고, 북구는 ‘문화광부’ 프로그램을 더욱 확산해 쇠부리 문화로 울산의 뿌리를 찾아가는 것을 부각하는 것도 좋다. 울주군도 울주문화재단 등을 활용해 옹기 문화를 소개하면 인근 지역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정주 여건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울산 5개 구·군이 서로의 강점만 내세우지 않고, 문화 다양성이 조화를 이뤄 울산이라는 하나의 색으로 조화를 이룬다면 전국에서 으뜸가는 도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전국 최고의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 공기관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서로 협력해 최고의 문화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