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끼와 까마귀가 새겨진 은주전자’는 상설전시장 ‘대한제국’ 전시실은 물론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높이가 29.5㎝에 이르는 이 주전자는 궁중 잔치나 제례 시 술이나 물을 담아 따르는 용도로 쓰였다고 한다. 전체적으로는 은으로 만들어졌는데, 문양이 있는 부분과 뚜껑 일부는 금으로 도금했다.
바닥에는 십실(十室)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몸체 앞, 뒤, 중앙에는 각각 세발까마귀와 방아 찧는 토끼가 새겨져 있다. 연꽃봉오리 모양의 뚜껑에는 복이 들어옴을 뜻하는 박쥐를 새겼다.
토끼는 예로부터 다산과 지혜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서왕모와 얽힌 고대 설화에서 먹으면 죽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는 약인 불사약을 만들기 위해 달 속에서 방아를 찧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달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이 유물은 고종대 기록물인 진찬의궤, 진연의궤 등에도 동일한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 왕실 연향에 사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와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에서는 토끼와 관련된 재미있는 유물도 자막과 함께 해설영상을 곁들여 볼 수 있다.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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