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구대 암각화 속 거북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그 해답을 설화를 바탕으로 알려 줄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계묘년 새해를 맞아 17일부터 4월2일까지 박물관 1층에서 작은 전시 ‘귀묘(龜卯)한 여행’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토끼를 만나러 가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속 거북’을 주제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된 토끼와 거북 관련 유물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시는 ‘장생(長生)과 지혜의 거북’ ‘재생과 불사(不死)의 달토끼’ ‘거북, 구중궁궐에서 노닐다’ ‘토끼 데리고 가자!’ ‘오래오래 사랑하며 행복하기를’ 등으로 구성했다.
첫 순서로 마련한 ‘장생과 지혜의 거북’에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세 마리의 거북을 살펴보며, 예부터 수명이 길어 장수를 상징하고 예지력을 지닌 신통한 존재로 여겨진 거북에 대해 알아본다. 이어 ‘재생과 불사의 달토끼’에서는 달 속에서 불사의 약을 찧는 토끼의 설화를 소개하며, 고구려 고분벽화와 고려시대의 청동거울, 민화 등에 표현된 토끼의 모습을 살펴본다.
또 ‘거북, 구중궁궐에서 노닐다’에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의 어보(御寶)와 어책(御冊)’, 궁중 장식화 ‘십장생도’(十長生圖)에 표현된 거북으로 모습으로 왕실의 권위와 상서로움을 상징하기도 했던 거북에 대해 알아본다.
이와 함께 ‘토끼 데리고 가자!’에서는 조선 말 유행한 판소리 ‘수궁가’와 사찰 벽화 속 토끼와 거북에 대해 살펴본다. 험한 대해를 건너는 거북과 토끼는 번뇌를 끊고 깨달음의 세계로 향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유로 통도사, 남장사 등 사찰의 벽화로도 그려졌다.
전시의 대미는 ‘오래오래 사랑하며 행복하기를’에서 선보일 새와 짐승 등을 소재로 그린 그림인 영모도(翎毛圖)와 물고기와 게 등을 소재로 그린 그림인 어해도(魚蟹圖)에서 보여준다. 여기서도 금슬을 좋은 부부를 상징하는 한 쌍의 토끼와 거북 등딱지에 나타난 ‘甲’(갑)으로 과거 급제로 입신양명을 바라는 마음을 보여준다.
또 전시 기간 중 박물관 전시실 안에 숨은 거북 사진을 찍어 SNS에 홍보한 223명에게는 ‘2023년 행복증서’도 전달한다. 특히 23번째와 123번째, 223번째 행복증서를 받는 관람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도 증정한다.
울산암각화박물관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토끼와 거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살펴보며 새해의 활력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229·4797.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