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학 아카이브’ 김진 울산대 철학과 명예교수, 대학시절부터 모은 책 3만여권 ‘아카이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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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학 아카이브’ 김진 울산대 철학과 명예교수, 대학시절부터 모은 책 3만여권 ‘아카이브’로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3.02.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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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 울산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가 대학 시절부터 50년 가까이 읽고 모아 온 책들을 한데 모아 최근 ‘희망학 아카이브’를 만들었다.
“학자 한 사람의 연구 분야와 내용을 제대로 알고자 하면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연구했는지 그 기록이 중요하죠.”

김진 울산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가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학교 밖 사설 공간에 대학 시절부터 50년 가까이 읽고 모아 온 책들을 한데 모아 최근 ‘아카이브’를 만들었다. 김 교수의 중요 연구 주제인 ‘희망 철학’에서 이름을 따 ‘희망학 아카이브’로 이름도 지었다.

김 명예교수는 “학교에 재직할 당시 연구실을 두 개나 썼는데 그 공간에 수십 년간 보관돼 있던 책들을 정리하자니 상당한 분량이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수용하는 방법도 논의가 있었는데, 디지털 전자도서관 개념이 들어오면서 기존 종이책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니 여의찮았다”고 밝혔다.

울산에서는 3만여 권에 달하는 책을 수용할 공간이 없어 대학 공부를 했었던 광주로 갈까 고민했었지만, 정찬훈 (주)방주 대표의 도움으로 울산대공원 앞 루클라세에 둥지를 틀게 됐다.

김 교수의 아카이브에는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책들을 선보이고 있다. 종교철학, 희망철학, 정치철학 등 철학에서도 여러 분야에 걸쳐 자료를 수집했다. 영인본·절판본 등 이제는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책들도 다수다

김 교수의 아카이브는 그의 연구 분야와 깊이 관련 있는 ‘희망학 아카이브’로 이름을 지었다. ‘나는 무엇을 희망하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등 칸트의 세 가지 질문에서 출발한 희망학은 도덕적 삶에 기반한 삶의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김 교수는 ‘칸트에서 희망이라고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무차별적인 욕망의 표출과 그에 대한 만족이 아니라 최대한 도덕적인 삶을 끝까지 살아가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가 서독으로 망명하고 나자 동독 정부가 블로흐의 책을 헌책방에 버렸다. 학자가 연구하던 자료가 다 사라져 버리고 나니 그 사람이 어떤 책 속에 파묻혀 연구했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됐다. 아카이브가 생겼으니 앞으로는 이 공간에서 다양한 철학적 사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철학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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