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문화 - 반딧불이](3)푸른가시, 보도연맹사건 등 울산 소재로 한 작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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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문화 - 반딧불이](3)푸른가시, 보도연맹사건 등 울산 소재로 한 작품 주목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03.02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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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창단된 ‘푸른가시’는 울산지역 최장수 극단으로 울산의 향토 소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푸른가시의 공연 장면.
▲ 극단 푸른가시의 공연 장면.
극단 ‘푸른가시’는 1988년 7월 울산대 송재철 교수의 제안으로 대학생과 사회인 등 5~6명을 주축으로 창단된 울산지역 최장수 향토극단이다. 세월이 흘러 극단을 이끄는 전우수 대표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창단 멤버이다. 극단 이름도 전 대표가 지었다.

푸른가시는 젊음, 정열, 열정, 신선함, 도전 등의 느낌을 주는 ‘푸른’과 자극, 개혁, 선도 등의 의미를 지닌 ‘가시’를 합성해 만든 것으로 창단 이후 132회에 걸쳐 정기공연과 특별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이런 공연 횟수는 울산지역 최대다.

이런 성과로 지난 2010년 울산시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된 것을 비롯해 울산 중구 중앙동 문화의거리에 ‘소극장 푸른가시’를 운영하며 왕성한 공연 활동을 이어가며 울산 시민을 위한 융성한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푸른가시는 창단 후 한동안은 여느 극단처럼 주로 번역극이나 기성 작가가 쓴 희곡을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전 대표가 직접 희곡을 쓰기 시작하면서 창작극의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 사실 기성 작가의 작품은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울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극단으로 울산의 향토 소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의지가 컸던 것도 큰 요인으로 차지했다.

2008년 공연한 ‘말할 수 없었습니다’는 울산 지역의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다뤘다. 연극은 보도연맹 가입으로 억울하게 죽어갔던 힘없는 민초들의 아픔을 그려냈다. 2013년 무대에 올린 ‘은미’는 전 대표가 울산에서 직접 만났던 베트남 여인의 삶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이 연극으로 2013년 제31회 전국연극제에서 은상, 2014년 제7회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2020년부터는 지역 정체성 찾기를 위한 창작 희곡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 블루의 시대상을 조명한 ‘노래방가자’를 시작으로, 학성과 학춤을 소재로 한 사랑 이야기인 ‘쌍학은 금신상을 물고’, 고령화 시대 노년의 순애보를 그린 ‘복순이와 영달이’, 남북분단 역사 속에 이산의 아픔을 겪어온 가족사를 보여준 ‘간절곶’까지 선보였다.

전우수 대표는 “울산은 외지 사람들이 모여서 이룬 도시다 보니 애향 의식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고, 애향 의식을 갖게 하고 싶었다”며 “울산을 소재로 한 작품을 쓰며 연극으로 관광 상품을 키우고 울산에 기반을 둔 창작 콘텐츠를 발굴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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