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울산 기초학력 보장 교육의 문제점과 정책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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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울산 기초학력 보장 교육의 문제점과 정책 제안
  • 경상일보
  • 승인 2023.03.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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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길 울산시의회 부의장

기초학력은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정도의 학력수준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초학력 보장법이 시행됨에 따라 교육부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울산교육청에서도 이에 따른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한다고 밝혔다.

울산교육청에서는 기초학력 보장을 위하여 기초학력진단­학습안전망강화­교육결손해소지원­기초학력보장기반강화 등 4단계로 구성했다.

즉, 기초학력 미달 정도를 진단하여 대상자를 선정, 강화된 학습안전망으로 교육결손해소를 지원하여 기초학력 보장 기반을 강화해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첫 번째 단계인 기초학력진단이다. 기초학력진단은 덧셈, 뺄셈을 못하거나 글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학습부진이 심각한 학생을 선정하는 과정으로 여기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기초학력 진단으로는 최소한의 기초학력 미달 수준만 구분할 뿐 모든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측정하지는 못한다. 정확한 진단이라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사업은 지원과 예방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기초학력 3단계 안전망 지원 사업은 전체 학생의 3% 정도인 학습부진 학생들에게 집중되어 운영되고, 예산 대비 효율은 낮아진다. 그나마 모든 학생들을 위한 예방 프로그램인 교과보충 프로그램도 교육회복 종합방안 발표와 함께 성급하게 진행되면서 사업의 적절성, 공정성, 형평성 문제 등 미흡한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기초학력 사업을 통해 모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향상될 수 있도록 정책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진단검사의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 부진학생만 걸려내는 기초학력 진단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과 정보를 제공하는 학업 성취도 평가가 전수로 실시되어야 한다. 교육선진국인 미국은 국가교육통계센터(NCES)가 주관하여 초·중등학교 4, 8,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학업성취도평가(NAEP)를 실시하며, 영국은 매년 초등학교 2, 6학년 대상으로 국가교육과정평가(NCA)를 실시하며, 일본도 초6, 중 3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학력평가를 전수로 실시한다. 모든 학생들의 정확한 진단이 기반되어야 이후 사업들의 실효성과 효과성이 더욱 드러날 것이다.

둘째, 학생의 유형에 맞는 맞춤형 개입이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여야 한다. 학교에는 기초학력 미달학생 뿐만 아니라 특수교육대상학생, 다문화가정 학생, 외국인 학생, 운동부 학생 등 다양한 유형의 학생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기초학력 사업은 특정 유형 학생에게 집중되거나, 분절적이고 단편적인 지원으로 사각지대를 발생시킨다. 현장과 괴리가 있거나, 현실보다 늦은 대응으로 적이한 시기에 지원이 되지 못하고 방치시킨다.

셋째, 교육청 조직의 개선이다. 비슷한 성격의 지원 사업 부서와 센터가 동일한 학생들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 기초학력지원센터(1개), 학습종합클리닉센터(2개), Wee센터(3개), 다문화교육지원센터(1개), 마음정신건강센터(1개) 등 비슷한 성격의 센터가 남무하고 있다. 결국 대상학생은 동일한데, 그 현상에 따라 지원하다 보니 중복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학력을 지원할 수 있는 학생 맞춤형 통합 체제가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재구조화되어야 한다.

현재 울산교육청의 기초학력 보장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학습부진 학생들을 위한 기초학력 보장 정책은 매우 잘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그 영역을 특정 학생으로 한정하지 말고, 모든 학생들의 학력 보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을 재점검하고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강대길 울산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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