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97)]봄날, 부지깽이를 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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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97)]봄날, 부지깽이를 꽂다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3.04.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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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논설위원

오는 5일은 식목일(植木日)이자 청명(淸明)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불을 피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다는 한식((寒食)이다. 이 맘 때가 되면 전국적으로 산불이 자주 일어난다. 지난 2일에는 전국적으로 30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엄청난 산림을 태웠다. 울산소방본부는 청명·한식을 앞두고 산불 특별경계근무를 할 예정이다. 옛말에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시기에 나무를 심으면 쑥쑥 잘 큰다는 뜻이다. 그러나 울창하게 잘 키운 나무도 조그만 불티 하나로 순식간에 불타버리는 것이 나무다.
 

과수밭에 매실나무를 심었다. 고희를 맞은 어머니, 칠순 잔치하느니 나무 몇 그루라도 심자는 말씀에 어머니 마음 닮은 뿌리 실한 묘목 심어놓고 내년 내후년 봄을 기다린다. 하루를 밭 갈지 않으면 1년 내내 배부르지 못하다는// 춘분(春分), 잔치 대신 땀 흠뻑 흘렸다./ 어머니 마음이 내는 길, 나무는 그 길의 중심 같다. ‘식목’ 전문(배한봉)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듯이 청명과 한식은 하루 차이다. 한식(寒食)이라는 명칭은 불을 피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다는 옛 습관에서 나온 것인데, 중국 춘추시대 진(晉) 나라의 충신 개자추(介子推) 이야기와 관련돼 있다. 개자추는 주군인 문공(文公)을 19년 동안 보좌했으며 문공이 굶주리자 자기 허벅지살을 도려내어 먹인 일도 있었다. 그러나 문공은 개자추의 은공을 잊어버렸고, 개자추는 면산으로 은거해버렸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문공은 개자추를 산에서 나오게 하기 위해 불을 질렀으나 그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청명(淸明)은 집수리, 묘자리 고치기 등 겨우내 미뤄두었던 일들을 한꺼번에 해치우는 날이다. 또 봄 나들이가 한창일 때이기도 하다. 날이 너무 좋다보니 불이 자주 나기도 한다. 동국세시기 청명조(條)에 따르면 대궐에서는 느릅나무와 버드나무에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고,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그리고 360개 고을의 수령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청명 날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淸明時節雨紛紛)/ 길 가는 나그네 애간장 끊어진다(路上行人欲斷魂)/ 목동을 붙잡고 술집이 어디냐고 물어 보았더니(借問酒家何處有)/ 목동이 손 들어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牧童遙指杏花村) ‘청명’ 전문(두보)

이재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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